“국내 열차 기술력이 이토록 발전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넓은 좌석에서 더 빠르고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겠네요.”

25일 오전 10시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10번 승강장.

짙은 청색에 황금색 곡선이 그려진 고속열차 KTX-청룡이 천천히 승강장에 들어서자 대기하며 기다리던 시승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다음 달 1일 4세대 고속열차 ‘KTX 청룡’(이하 청룡)의 경부선과 호남선 첫 운행을 앞두고 이날 전국에서 227명의 시민이 시승단으로 모여들었다.

오전 10시 14분께 기관사의 출발 안내와 함께 청룡이 서서히 내달리기 시작했다.

청룡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로 기존 KTX에 적용됐던 동력집중식과 달리 가속·감속 성능이 우수해 역 간 거리가 가깝고 터널과 교량이 많은 국내철도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력분산식은 열차 동력이 필요한 기관차를 각 객차의 바퀴 아래에 넣어 기차 양 끝의 기관차까지 공간을 넓히고 최고속도를 내는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소음은 확 줄어 쾌적한 환경에서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실제 청룡은 최고 시속 352㎞, 영업속도 320㎞로 달리는데 이전까지 광주송정역~용산역을 다녔던 KTX의 영업속도(300㎞)보다 20㎞가 더 빠르다.

또 광주송정역~용산역 구간에 6개의 정차역이 있지만, 익산역 1곳에만 정차하도록 하는 급행열차로 설계됐다.

이전에 가장 빨랐던 KTX의 편도 도착 시간이 1시간 42분이었다면, 청룡은 6분 빠른 1시간 36분에 용산역까지 도착했다.

용산 철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변하영군(19)은 “열차와 관련된 학교에 진학할 만큼 평소 열차에 관심이 많았는데, 청룡에 직접 타보니 열차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더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운행 중 터널을 통과했을 때 다른 열차보다 소음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동력분산식의 또 다른 장점은 기차 양 끝의 공간을 늘릴 수 있어 수송효율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청룡의 좌석수는 열차 전체 길이가 비슷한 KTX-산천 379석보다 136석이 증가한 515석이다. 또한 좌석 앞뒤 공간과 통로도 산천에 비해 각각 2㎝, 15.4㎝씩 넓어졌다.

좌석에는 기존 KTX와 달리 무선충전기를 비롯해 개별 창문이 있고 220V 콘센트와 USB포트가 설치돼 있다.

시승에 참여한 시민들은 넓어진 좌석과 편의시설에 “공간이 넓어 앞뒤 승객을 신경써도 되지 않고, 충전을 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며 감탄을 자아냈다.

노준기 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은 “청룡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100% 국내 기술로 완성돼 이번 시승식이 더 뜻깊다”며 “청룡의 예매율은 지난주보다 2배 올라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청룡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1일부터 운행하는 KTX 청룡은 주중 경부선 2회·호남선 2회, 주말 경부선만 두 대를 연결한 중련 방식으로 4회 투입된다. 청룡 요금은 기존 KTX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