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엄원상(21)이 하나원큐 K리그1 2020 1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프로 데뷔 첫 MVP다.

엄원상은 지난 1일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광주를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의 늪에서 건져내고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게 한 원맨쇼 활약이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발표한 14라운드 베스트11에서 MVP로 엄원상을 선정했다.

엄원상은 인천전에서 후반 27분 상대 진영을 단독 드리블 돌파한 뒤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엄원상은 후반 41분 윌리안의 패스를 이어받아 다시 한번 인천의 페널티 지역을 침투해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지난 5월 30일 4라운드 울산전에서 시즌 1호골을 터트렸던 엄원상은 두달여의 골 침묵을 깨고 이날 2,3호 골을 신고했다.

광주FC의 저력은 측면에서 나온다.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할 때도 좌우 측면에서의 활약을 앞세우면서 전체적인 공격력이 위력을 더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좌우 측면에서 윌리안과 엄원상의 플레이가 제대로 돼야 광주가 힘을 발휘했다.

광주는 시즌 초반 윌리안과 엄원상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자 무승으로 고전했고, 이들이 그라운드로 돌아오자 3연승을 했다. 최근 6경기 무승 기간도 마찬가지였다. 윌리안은 레드카드 징계로 인해 제대로 출장하지 못했고 엄원상은 몸이 무거웠다. 하지만 좌우 윙어들이 살아나면서 광주의 승리가 따라왔다.

금호고와 아주대를 거쳐 지난해 광주FC에서 프로에 데뷔한 엄원상은 ‘KTX’, ‘엄살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빠른 발과 민첩한 움직임이 장점이다. 동료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진을 돌파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진섭 감독은 키플레이어로 엄원상을 지목하기도 했다. 22세룰에 따라 선발 출장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고 또 그만큼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엄원상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단 모두 힘든 시간이었는데 서로 조금만 더 뛰고 희생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주변의 도움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원상은 올 시즌 테크닉과 마무리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 시즌 16경기에 나서 10번의 슈팅으로 2득점을 기록한 반면 올 시즌은 10경기에 나서 12번의 슈팅만으로 3득점 1도움을 기록했다.

엄원상은 “동계훈련에서 감독님이 슈팅이나 마무리, 연계플레이에 대해 1대1 지도를 많이 해주셨다”며 “한 단계 성장하고 그라운드에서도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엄원상은 연령별 대표이자 22세 이하 선수로서 팀의 중요한 자원이다. 박진섭 감독은 “엄원상이 측면에서 활발히 움직여주면서 팀의 움직임도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제 몫을 충분히 해줄 선수”라고 칭찬했다.

엄원상은 윤빛가람(울산), 김보경, 손준호(이상 전북)와 더불어 14라운드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11 공격수로는 김지현(강원), 에드가(대구), 윤주태(서울)가 선정됐고, 수비수는 고광민(서울), 정태욱(대구), 한희훈(광주)이 가져갔다. 골키퍼는 송범근(전북)에게 돌아갔다. 베스트 팀은 전북 현대, 베스트 매치는 인천-광주전이 선정됐다.

/최진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