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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과로사 이대로 괜찮나-(1)실태
건당 수익 발생…노동권 '사각지대'
2016년 부터 올해 6월까지 19명 '과로사'
하루 15시간 강행군…사측 대안 제시 못해
개인사업자 이유 노조·임금협상 보장 안돼

2020. 10.28. 18:40:20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도 문제가 제기될 만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택배업계는 분류작업 인원을 충원하고 심야 배송 금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에 택배 근로자들은 노동구조의 시스템 개선의 구체화가 급선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본 지는 3회에 걸쳐 반복되는 택배 과로사의 실태와 현장에서의 문제점, 개선책 등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 지난 5월 택배 노동자 정 모씨(42)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여행을 떠나기로 한 아침이었다. 꿈에 그리던 가족여행은 물거품이 됐다. 정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 광주 평동산단과 인근 아파트 단지 배송을 담당하는 정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배송물량이 늘면서 업무는 과중됐다. 배송물량만 하루 평균 500개에 달했다. 정 씨는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9~10시가 돼서야 퇴근했다. 사측에서는 당일배송을 요구했기 때문에 하루 15시간을 넘겼다. 그래도 소화하지 못한 잔업이 남으면, 다음날 출근은 더 빨라졌다. 바쁜 업무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동료들에게 배송 물량을 부탁하고 겨우 얻은 휴가 당일 정 씨는 가족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코로나 19등 택배물량이 폭증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이 특수고용노동자(특고)라는 이유로 사측에서는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고 건당 실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택배 산업 구조 등의 이유에서다.

27일 박종식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택배산업 초까지 택배사는 택배기사를 근로자로 채용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특고로 전환했다.

현재 전국 약 5만 명 규모인 국내 택배기사의 대다수가 특고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04년 주 5일제가 도입됐지만, 특고인 택배기사는 사업자로 분류돼 해당되지 않는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지금도 택배기사는 대부분 주 6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 등의 원인으로 택배 물량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택배기사의 근무 시간이 길어져 과로를 막을 장치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실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기사의 평균 근무 시간은 주 71시간에 달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국회의원(동두천·연천)이 발표한 ‘택배 물류 통계 및 택배 근로자 산업재해 현황’ 분석 자료에서도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19명의 택배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숨졌다. 이 중 절반가량인 총 9명의 택배 근로자가 올해 사망했다.

문제가 되자 택배업계들도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내놨다. 한진은 다음 달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 중단을 결정했다. CJ 대한통운도 분류 지원 인력 4,000명, 전문 기관을 통한 하루 적정 작업량 산출, 시간선택 근무제, 초과 물량 공유제, 산재보험 가입 및 매년 건강검진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택배 노조는 현재 택배업체의 대응이 능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택배 노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문제가 되자 사측에서는 뒤늦게 인력 투입 등 대안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사측 소속의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택배 노동자들의 노조활동도 인정해주지 않아 임금 협상은커녕 노동권 자체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 꼬집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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