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이달 중으로 사업자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광주시는 지난해 말 법원 판결이후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공언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진건설과의 협상테이블에서는 ‘무기한 논의연기’까지 흘러나오면서 현안 추진과 협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행정부는 지난해 말 서진건설이 광주시장과 광주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어등산 관광단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광주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기에 앞서 서진건설에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이는 행정절차법 위반이자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다만 재판부는 사업이행방안 확약서 실행을 담보로 서진건설이 도시공사에 제출한 48억 원 반환 요구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이에 광주시는 재판부 판결을 존중해 판결 결과를 수용키로 최종 결정했다. 시는 공식 재협상과 정상화 여부는 서진건설 측의 사업추진 진정성 등을 지켜본 뒤 늦어도 이달 안으로 향후 사업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와 서진건설은 각각 실무진으로 구성된 협상팀을 꾸려 지난 8일부터 매주 2회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논의했다. 또 협상 과정에서 실무적인 논의와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책임자간 회의도 병행해왔다. 지난 18일부터 22일사이에는 실무진 협상은 생략하고 책임자간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광주시는 서진건설과의 협상 과정과 결과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어등산 사업과 관련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함구령을 내려 협상 과정을 둘러싼 의문만 무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관련 업계에서는 시와 서진건설이 사업추진에 대한 의지는 없고, 사업확약 담보액인 48억원을 두고 줄다리기만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또 이미 법원 판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재확인한 서진건설이 협상테이블에서 수익성을 높이거나 보장받기 위한 안전장치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공공성을 강조한 광주시가 협상을 제한적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최초 협상과정에 양측이 다소 감정적인 충돌이 있어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현재는 의견조율이 어느정도 가닥이 쳐지고 있어 실무진 회의는 제외하고 책임자 사이 의사결정을 위한 논의를 갖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사업자측 협상을 맡고 있는 서진건설 기획실은 “광주시가 원칙만 내세우면서 기존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다음 회의까지 광주시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협상을 무기한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