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강병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호남 출신인 이낙연(전남 영광) 전 대표와 정세균(전북 진안) 전 총리의 ‘호남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9월 2022년 대선에 나설 여당의 대권후보가 가려지는 만큼 호남 민심의 선택이 후보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 민심 장악은 수도권의 호남 표심을 흡수한데 이어 당내 친문 집단의 반 이재명 세력과의 연대 등 여권 대선후보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호남에서 여전히 이재명 지사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모멘텀 만들기에 심혈을 쏟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지율 약세를 보이고 있는 두 주자에게 호남 민심은 지지율 도약과 반등 계기를 위한 필수요소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호남을 비롯해 전국에 고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친문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4·7 재보선과 5·2전대 이후 광주·전남지역 의원들과 만나 호남 챙기기에 올인하고 있다.

오는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지지모임 ‘신복지2030 광주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호남의 지지자를 향해 대권 도전 관련 메시지를 내며 호남 맹주로서 존재감을 되찾는다는 복안이다.

또한 10일에는 싱크탱크 정책 심포지엄을 앞두고 신복지제도 같은 정책 어젠다를 가다듬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직후 지난달 27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정 전 총리는 5.18 묘지를 참배하고 지역사회 원로들과 만나 지역현안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4일 공식 출범한 정 전 총리의 지지 모임인 ‘나의 소원’은 광주·전남 지역 각계 인사 2,0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나의 소원’은 일상적 정치 참여를 통해 소통과 공감의 정치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촛불 민심의 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경제 회복과 포용 사회 구현으로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호남 민심은 또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사한 출신·배경에 중도 지향적인 정치적 성향마저 비슷한 두 주자를 놓고 관망하는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을 사로 잡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강하게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의 독주체제가 조금 더 지속되면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호남 민심을 탈환하는 것 만이 대선구도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면서 “두 후보 모두 호남 민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호남 쟁탈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