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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줄일 수 있는 건 식비밖에 없어요"
■주부 주은영씨의 고물가 나기
알뜰족들 인스타 중심 입소문
'냉장고 지도'로 생활비 절약
있는 식재료 모두 소진 목표

2022. 08.11. 17:45:52

주은영씨가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 지도’활용 사진./인스타그램 @mamas_kitchen2014 제공

전업주부인 주은영씨(39)는 요즘 식비 줄이기에 열중하고 있다. 무섭게 오르는 물가에 생활비에서 가장 빨리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식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비 아끼기에 관심이 생기자 다른 엄마들이 알려준 ‘엄마의주방’이라는 인스타그램을 참고해 몇 달 전 ‘냉장고 지도’를 구입하기도 했죠.”

‘냉장고 지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 씨는 “말 그대로 냉장고 속 지도를 적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냉동실 도어, 냉동실, 냉장실, 냉장실 도어 이렇게 구간을 나눠서 이 구간엔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적어놓고, 이를 활용해 어떤 음식을 할 수 있는지 일주일 식단을 미리 짜 놓는 거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주일 식단을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만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도록 있는 식재료를 최대한 소진할 수 있는 메뉴로 선정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냉장고 지도를 활용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우선 평균 식비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냉장고 지도를 구입하기 전 주 씨 5인 가구의 평균 식비는 140만 원. 주 씨의 첫 목표식비는 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70만 원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냉장고 지도를 시작한 첫 달 식비가 90만 원으로 줄면서 ‘아, 배달이나 외식 등 굳어진 생활습관만 조금 더 줄여나간다면 충분히 현실성 있는 목표’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냉장고 지도를 쓰려고 냉장고 안의 식자재를 정리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유통기한이 지나 상해서 먹지 못하고 버리거나 이미 있는데 모르고 또 구매하는 일이 아예 없어졌죠. 메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왕창 구매했던 다른 재료들을 또 다른 메뉴에 접목시켜 재탄생시키는 재미도 있었어요. 지금은 첫 목표식비였던 70만 원보다 더 낮은 63만 원 선에서 한 달 식비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냉장고 지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주 씨는 “사실은 식비를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것”이라고 답했다.

“아이들을 케어해야 하는 사정상 남편이 외벌이를 하고 있는데, 공공요금 인상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한 달에 납부해야 할 주택담보대출 이자마저 비싸지니 정말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더라고요. 부업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죠. 그렇게 어떻게 하면 생활비에서 돈을 줄일 수 있을까 하다 식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어요. 물론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고민 없이 아이들에게 치킨 한 마리 시켜줄 수 있었던 때가 그립긴 하죠. 지금은 한 달에 63만 원 나가는 식비를 유지하려면 배달 음식은 2주에 한 번이 최선이거든요.”

물가 상승 및 경기 불황으로 식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은 주 씨 가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 두 달 연속 6%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식비에 드는 돈도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11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 6,902원으로 전년동기간대비 9.7%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음식점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가 48만 6,129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구입비도 58만 773원으로 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급격히 오른 식비에 가족 단위 가구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및 청년들도 너도나도 식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소비 행태인 ‘욜로’나 ‘보복소비’ 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 ‘중고거래’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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