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양현종(34)에게 2022년은 ‘기록’의 해였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5를 작성한 양현종은 2,100이닝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8년 연속 170이닝을 투구, ‘이닝이터’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아울러 34세 2개월 18일의 나이로 최연소 150승도 기록했다. 그의 활약과 함께 KIA는 4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양현종이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꾸준함’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전남매일과의 통화에서 “부상 없이 꾸준하게 투구한 결과다. 이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것도 1년, 2년 해서 세우는 게 아니라 10년 이상 꾸준히 시즌을 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항상 시즌 시작하기 전에는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부상 없이 꾸준히 던지자’는 마인드를 구축했다. 좋은 기록들을 세워 뜻깊은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물론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18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한 전반기와 비교해 후반기 12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19로 다소 주춤했다. 실투도 적지 않았고 흔들리는 순간들도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나서지 못했다. 2차전 선발을 준비했으나 KIA가 1차전에서 패하며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양현종은 “4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이었지만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도 시즌 초·중반에 비해 후반기 힘을 내지 못했다.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준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올해는 팀이 진 게임이 많더라. 내가 나가는 게임만큼은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이번엔 ‘승률왕’을 노리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승률왕은 패전이 적어야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팀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며 “내가 나가는 게임마다 팀의 연패를 끊는 등 중요한 게임이 많았다. 경험이 쌓인 만큼 나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력분석팀의 도움받으면서 지금보다는 더 발전해야 한다. 새로운 변화를 주기보다는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꾸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양현종의 의지는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특히 지난달 2인 1조로 대선배 양현종과 훈련을 실시한 신인 윤영철에게 좋은 롤모델이 됐다.

양현종은 “첫날부터 내가 같이 훈련하자고 했다. 고참인 만큼 윤영철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첫 운동을 나와 함께 한다면 어떤 선배랑 운동해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훈련도 열심히 하고 많이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체력적인 부분이나 몸 관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욕심도 많고 앞으로 크게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내년 시즌을 위해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컨디션 조절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아프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신인 시절 선배들이 늘 한 해 목표로 ‘부상 없는 시즌’을 내걸었을 때 그 의미를 잘 몰랐다.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과제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장기적인 목표는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즐기는 것이다. 마운드에서도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