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이는 정책과 실행력, 관광 전남의 힘
데스크칼럼

번뜩이는 정책과 실행력, 관광 전남의 힘

잘 짜인 남도음식문화큰잔치
‘1+1 블루투어’ 기획 등 발군

정근산 부국장 겸 정치부장
필자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찾았다. 예술회관 초입,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에 “토요일 오후 사람 많은 곳을 꼭 가야해”라는 초등학생 딸 아이의 타박이 다시 귓전을 때렸다. 걱정은 거기까지였다. 행사장 인근에 들어서자 차량들은 물 흐르듯 빠졌고, 별다른 기다림 없이 축제장에 발을 들였다. 차량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발 빠른 주차 관리가 눈에 들었고, 매끄럽게 이어진 동선으로 북적이는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부스들을 둘러보는 데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인파가 모이는 곳이면 으레 불편이 따르기 마련인 화장실 역시 깨끗함이 돋보였다. 음식문화큰잔치답게 떡갈비서부터 남도의 식재료가 더해진 피자와 김밥까지 저렴하고 맛깔난 음식들은 단연 만족감을 더했다. 행사와 함께 진행된 라디오 공개방송은 적절히 흥을 돋았고, 정지선, 오세득 등 스타 셰프들의 향연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느지막한 저녁 딸 아이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긴 행렬 사이에서, 하루 수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대규모 행사를 별다른 잡음없이, 한편의 잘 짜여진 ‘음식쇼’로 완성한 전남도의 기획력과 실행력이 이 만큼 발군이었나 하는 찬사가 머리를 스쳤다.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까탈스러운 음식축제가 나아가야 할 장을 보여줬다면, 필자가 경험한 전남도의 관광상품 ‘1+1 블루투어’는 현장감 있는 아이디어의 백미였다. 예를 들어보자. 목포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국내 최장이라는 해상케이블카를 첫손에 꼽는데, 가족 혹은 단체가 타기에는 부담스런 가격에 주저하기 십상이다. 이 상품은 그런 고민을 단박에 해결했다. 관광객 한 명이 전남관광플랫폼(JN TOUR)에 가입하면 동반자가 무료로 탑승하는 시스템으로, 10명의 관광객이 5명 값으로 케이블카를 탈 수 있어 전남의 매력을 한 걸음 더 가까이 접하고 지역경제도 함께 선순환하기에 제격이다. 필자 역시 멀리는 경남 김해, 가까이는 광주와 곡성에서 모인 처가 식구들과 함께 반값에 다도해와 유달산의 절경을 제대로 만끽했다. 지난 8월 시즌1이 단 한 달 만에 1,832건의 판매를 기록하며 조기 마감된 데 이어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에 진행한 시즌2도 2,820건이 일찌감치 완판됐다고 하니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목포의 뉴문마리나 요트, 여수 녹테마레·플로팅마리나·아그리나 요트, 담양 딜라이트·대나무박물관·죽녹원·메타세쿼이아랜드, 강진의 짚라인·모노레일·제트보트 등 대상을 늘여 조만간 시작될 시즌3도 그래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을 체험상품으로 기대치를 높인다.

내친김에 전남의 관광정책을 더 들여다 봤다.

출향 향우와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1~2박 여행상품 비용 50% 할인과 7~29일 이상 장기 체류비용을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고향애(愛) 여행가자’, 섬·해안·내륙을 활용한 생활인구 유입 프로그램인 ‘전남 블루 워케이션’ 등이 눈길을 잡았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워케이션은 지난해 대박을 친 여수 시범사업에 이어 순천, 나주, 고흥, 해남, 함평, 진도, 신안 등 도내 7개 시군으로 확대, ‘일+휴가 메카’로 도약을 꿈꾼다. 또 체류형 관광 유도를 위한 ‘남도 숙박할인 BIG 이벤트’, 무안국제공항 입국 중화권 개별관광객을 위한 ‘글로벌 남도한바퀴’ 등도 전남의 특성과 여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 엿보였다.

관광이 전남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데 이견은 없다. 당장 입술을 삐죽이던 초등학생 딸 아이를 웃음 짓게 한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내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로 외연을 넓히고, 2026년엔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린다. 올해부터 3년간 이어지는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은 전남의 모든 관광·문화 이슈를 글로벌 축제와 관광의 장으로 승화해 곳곳에 국내외 관광객을 유인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관광은 전남의 힘이다. 도내 곳곳에 산재한 천혜 절경과 남도의 맛, 볼거리, 즐길거리를 번뜩이는 정책과 아이디어로 아울러 글로벌 전남 관광의 승부를 보겠다.” 전남 관광을 총괄하는 주순선 전남도 관광체육국장의 이유있는 자신감이 오랫동안 귓전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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