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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변신, 지역 살린다
데스크칼럼- 이연수 문화부장

2019. 09.17. 18:14:49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뉴욕의 문화중심지 첼시(chelsea)에 자리한 첼시 마켓은 오레오 쿠키를 생산했던 나비스코사의 황량한 공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템즈강 르네상스’라는 재생사업과 함께 지역을 바꿔놓은 사례다.

청어잡이로 유명한 일본의 오타루는 용도를 상실한 운하와 결합된 청어 보관창고들을 폐기하지 않고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전 세계 관광객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도시재생이 큰 화두다. 농어촌 폐교나 쓸모 없어진 옛 공장, 창고, 동굴 등에 대한 재생사업이 한창이다.



오래된 건물엔 스토리텔링이



오래된 막걸리 제조공장이었던 담양 해동주조장은 올해 예술공간 해동문화예술촌으로 재탄생하며 담양의 핫한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1913송정역시장과 함께 ‘2019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 선정되며 더욱 고무적이다.

해동문화예술촌 이전에도 담양 담빛예술창고,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 등 오래된 공간의 성공적 변신으로 지역에 활기를 안겨준 사례를 보아왔다.

최근 주목되는 것은 광주 도심 중심부 상무소각장 폐쇄부지에 시립도서관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탄생한 경남 창원의 신개념 독서문화공간인 ‘지혜의 바다’나 부산의 ‘F1963’ 도서관 같은 공간으로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약 10만권의 장서를 소장한 창원 ‘지혜의 바다’는 마치 도심 속 거실과 같은 느낌을 주는 도서관이다. 책과 전시, 강연, 공연, 놀이터, 까페가 공존하며 일일 평균 5,000명이 찾아 책을 읽는다. 놀이하듯, 휴식하듯, 또는 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의 일상이 도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며 도서관의 역할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설명이 필요없는 부산의 핫플레이스 ‘F1963’은 전시장과 중고서점·카페·예술도서관·갤러리를 갖춘 지성과 문화예술이 만나는 장이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예술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즐기는 공간으로 무엇보다 옛 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재생 건축으로 일상의 쉼표를 선사한다는 점, F1963 도서관의 존재가 책을 매개로 예술세계를 만나는 공간으로 특화됐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산다.

도시재생을 역설하고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미국의 제인 제이콥스는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도시에는 반드시 오래된 건물들이 있어야 한다. 오래된 건물이 없다면 활기찬 거리는 물론이고 지역의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때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근대문화와 기독교 문화를 품고 있는 양림동이 문득 떠오르지만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그림자와 함께 카페 일색으로 바뀐 거리풍경 외에는 최근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에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계속되는 도시 재개발과 신축 건물들은 결코 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낡은 것에 얼마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도시의 의미는 달라질 것이다.



재생의 키워드는 ‘사람’



경계해야 할 부분은 어설픈 모방일 것이다. 지역 특색을 담지 않은 재생이 보여주는 건 식상함 뿐. 자신들이 실제 살지 않는 공간에 대한 개발계획이 장기적 마스터플랜과 지속성을 갖고 문화를 지속적으로 재창조해 낼 수 있을까. 어떤 활동이, 어떤 문화가 창조적으로 운영되느냐가 지속성의 관건이다.

시대적 키워드인 ‘재생’의 핵심은 바로 매개자인 사람에 있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움을 준다. 문화공간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사람을 모으는 광장이 필요하다. 참신하고 새로운 볼거리, 쉼없이 문화가 재창조되는 공간이 성공적 재생의 핵심이다.

지역자산을 중심으로 지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무원과 전문가, 지역민, 외부 방문객이 융합해 어울리는 도시재생이 지역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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