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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매일 골프컬럼- 절망을 이겨내는 선택의 스윙을 하라
8-2/ 키르케고르의 골프경영
이봉철의 골프가 인문학을 만나다

2019. 11.18. 18:36:27

“인간은 필연적으로 죽을 운명의 존재”이다. 아렌트가 한말입니다. 죽음이란 어두운 운명이요, 밤에 찾아오는 도둑이다. 죽음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서 경이로서 남겨져 있지만 사유하는 인간에게는 실존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이며 개개인의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선 사회의 영속성을 보장받으려는 부단한 시도이다. 이는 생명으로 가는 길이며 절망을 이겨내는 실존으로 가는 길이다. 골퍼에게 싱글스코어는 자존심이다. 두자리 스코어를 내게하는 아웃오브바운스는 죽음으로 가는 길목이다. 하지만 OB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수행해 나가는 이행의 과정이다. 라운드는 플레이어에게 있어 여러 가지 다양한 조건이나 환경 또는 상황과 같은 필연성에 의해 제약을 받게 한다. 그러나 라운드는 그와 같은 한계를 자유롭게 초월할 수 있는 무한한 시공간으로 유한성과 무한성, 필연성과 가능성의 종합을 수행하게 한다. 이 종합은 플레이어 자기 자신에게 관계하는 관계로서 수동적인 종합이 아니라 적극적인 종합이며, 이것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 각자가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와 정신을 통해 성취해야 할 과제로서 플레이어에게 부과되어 있다. 키르케고르는 골퍼는 유한성과 무한성, 영원성과 시간성 사이에서 태어나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며 존재하는 플레이어로 규정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골퍼 자신의 유한성 안에서 무한성을 실현한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역설이 발생한다. 어떻게 이 실현이 가능할 수 있는가?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유한한 플레이어 자신이 가진 내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사유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능력이 바로 실존의 본질이다. 즉 실존은 항상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되어가는 자유존재로서 정열과 의지를 종합하여 반성하고 선택하고 결단하면서 블락 샷을 할 수도 있지만, 블락 샷에 대한 결과를 기꺼이 수용하면서 스스로 싱글플레이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과정의 존재이기도 하다.



결국 플레이어는 자신의 유한성을 수용하고 긍정하려는 주관성을 가져야 한다. 키르케고르에게 있어서 주관성이란, 플레이어의 실존을 전적으로 자신이 책임진다는 뜻이다. 보편적인 진리를 넘은 주관성은 플레이어 개인의 불확실성과 자유를 내포한다. 이는 주관성은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각자의 노력으로 획득해 나가는 것을 지칭하며,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형성하는 능동적인 인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바로 실존적 변증법이다. 골퍼가 라운드하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각성하고, 동반자에 대해서 배려하고,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진정한 진리와 자아 인식에 이르고자 하는 모든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싱글플레이어로서의 정체성과 실존을 재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실존적 변증법이기에 골퍼는 불안하다. 너무나 두렵고 공포스럽다. 불안과 두려움을 피하려 포기하기도 하고 안주하기도 한다. 또한 포기의 숲으로 숨기도 하지만 포기의 끝은 고통이다. 그렇다고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인가? 동반자들은 나를 더욱 그 두려움으로 몰고 간다. 결국 두렵고 공포스러운 절망과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절망에 빠졌을 때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절망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절망에 빠져 혼자가 되었을 때 자신이 비기너인지, 연습을 했는지, 심리적 갈등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묻게 된다. 절망속에서 홀로 섰을 때 진정한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절망은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절망, 포기에 이르는 병을 경험하지 않는 플레이어는 없다. 그 절망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러 할 때 절망은 참된 자신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절망은 심리학적인 우울증 보다는 정신의 균형이나 내면의 심각한 붕괴를 의미하고 있다. 즉, 절망은 자신으로부터의 어떤 이탈이며,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플레이어에 있어서 불안은 피할 수가 없다. 비기너들에게 불안의 가능성은 라운드의 조건이 되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OB의 가능성, 규칙을 위반 할 가능성, 동반자를 속일 가능성, 더 크고 심각한 룰을 위배할 가능성에 노출되어 불안 속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플레이어는 완벽한 샷을 매번 할 수가 없듯이 전혀 불안 속에 있지 않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없다. 절망을 받아들여라. 불안의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실존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골퍼는 가능성 앞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동반자들로부터 구별되는 자신의 존재방식을 확보하는 것이다. 고수의 라운드는 매 순간 선택을 통하여 자신을 질적으로 변화시켜가는 라운드이다.



이봉철 골프라이터

골프컬럼니스트, MFS골프코리아 소속프로, 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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