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계획을 다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토고납신(吐故納新) 해야 하는 시점이다. 토고납신은 묵은 숨을 내쉬고 새로운 숨을 들이킨다는 기공(氣功)요법(療法)의 하나로 묵은 것을 토(吐)해내고 새것을 들이마신다는 뜻으로, 낡고 좋지 않은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낡고 좋지 않은 것은 무엇이고 새롭고 좋은 것은 무엇일까?

어릴 때, 동네 할머니가 음식을 만들어 아침 일찍 집을 방문하여 음식을 주고 가면 아버지의 언짢은 목소리가 내 귀를 불편하게 만든 말은 "여자가 아침 댓바람부터 와 오늘 재수 옴 붙었다"였다. 옴? 옴이 뭘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정도와 비슷할까?

옛날 위생관념이 없었을 때 무척 흔했던 피부병인데 옴 벌레가 손의 숨구멍을 파고 다니며 맹렬한 번식을 하여 전신에 퍼뜨리면 꾸물거리며 기어 다니는 느낌 때문에 가려워 손가락 마디에 균열과 진물이 나오고 옴 벌레가 우리 몸 밖으로 기어 나와 이불, 수건, 옷 등에 달라붙어 한 사람이 걸리면 온 집안 식구가 다 걸린다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그러니 옴에 걸린 사람을 만나면 그야말로 몸을 버리게 되어 '재수 옴 붙었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어릴 때는 '옴 붙었다'라는 말의 뜻을 모른 채 아침 일찍 남의 집을 방문하면 어떤 무서운 옴이라라는 생명체가 몸에 붙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아침 일찍 남의 집 방문을 금기시 해왔고 지금도 옷을 구매하여 사이즈가 다르거나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아 교환하려 해도, 아침에만 잠깐 짬이 나 상점에 들른 후 다른 일을 보러 가고 싶어도 쉬 그러지 못한다.

필자에게는 이것이 낡고 좋지 않은 것, 깨야할 고정관념이다.

사람은 경험으로 얻어진 것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고 경험한 것들이 정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답인양 그 기준을 가지고 어떤 일에 부딪쳤을 때 옳고 그름을 결정한다.

어린 코끼리를 작은 줄로 발목을 묶은 채 훈련을 시키는데, 벗어나려 할 때마다 조련사는 코끼리에게 체벌을 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을 수없이 반복한 코끼리는 어릴 때의 경험으로 현재의 상황을 판단해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정작 탈출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코끼리의 학습된 무기력처럼 말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필자가 초등학교 때부터 반백이 넘어선 지금까지 가지고 있듯 쉽지는 않지만 고정관념을 깨는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옷을 교환하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찾아본다. '여자는 설치면 안 돼!' '마수걸이도 안 했는데 아침 일찍 교환하는 것은 안 돼!' '반품은 생각도 못 해!' '옷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워!' 등 부정적인 내용 중에서 물론 말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바꾸고 싶은 것 하나를 선택한다.

그래서 '옷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다!'를 선택해서 '옷을 바꾸는 것은 쉽다'로 뒤집어 본다. 그런 후에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보고 '옷을 바꾸는 것은 쉽다'. '왜 쉽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옷을 바꾸려 했던 어렵거나 겪었던 경험들을 정리해 본다.

살다 보면 부정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안돼!'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의 뇌는 안 되는 이유를 찾게 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그 질문 안에서는 실질적으로 나올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어떻게 하면 이걸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 뇌는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고 우리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기도 한다. 질문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이걸 어떻게 해? 안돼!'라는 생각이 들 때, 고정관념 뒤집어 보기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내 의지가 아닌 세상의 잣대로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고 힘들 때 일상생활에 적용해보면 시야는 넓어지고 그동안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부터 새롭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