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에 사로 잡혔다. 국내에도 우한폐렴 확진자가 3명 추가돼 국내 확진자 수는 '15'로 늘었다.

아직 광주·전남지역에서 우한폐렴 확진자는 없다. 또 국내 다른 환자들의 건강 상태도 중증인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말 다행인 일이다. 그렇다고 우한폐렴으로부터 광주·전남이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우한폐렴 능동감시자는 광주 1명, 전남 2명 등 3명이고 증상 모니터링 대상자는 광주 13명, 전남 11명 등 24명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내 바이러스 감염자에 대한 격리병실로 활용하는 '음압병상'은 모두 22실이다. 전남대병원 1인실 7개, 조선대학교 병원 1인실 5개, 국립 목포병원 1인실 2개, 4인실 2개 등이다. '음압병상'은 기압차를 이용해 병원균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격리병상을 말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음압병상'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절대 피하고 싶지만 만약 광주·전남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타난다면, 행여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순식간에 병실이 순식간 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바이러스 감염은 다른 환자 관리와 달리 타 지역과 공조조차도 차단된다. 우려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바이러스 감염이 공포로 다가오는 것은 새로운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백신이 없는 물리적인 한계, 감염 확산 이후 예측할 수 막연함 때문이다.

이 중 가장 짓누르는 것은 막연함이다. 당장 지역 의료환경은 감기 의심환자 선별검역소도 크게 부족하다. 여기에 감염환자 관리를 위한 병상 부족 실태는 그냥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문제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간 꼭 해야 할 숙제라면 늦었다고 생각될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진리는 수차례 학습해 왔다.

우한폐렴은 현재 의료기술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백신도 머지않아 개발될 수 있다는 소식도 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역 보건당국의 선언적인 비상체제는 지역민 보건 안정을 체감시켜 주지 못한다. 비상상황의 위기를 넘어 열악한 지역 의료환경을 정부에 전달하고 단 1개의 음압병상이라도 늘릴 수 있는 기회인 점을 놓쳐서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