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사중재원이 순천시에 순천만 소형경전철(스카이큐브)의 유지를 조건으로 화해권고안을 제시했다. 세부사항을 비밀에 부쳐 자세한 내막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소문대로라면 순천시가 불리한 듯하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제시한 제1안은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처음 협약안과 도중에 작성된 합의안을 절충하여 에코트랜스가 계속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는 안이다. 제2안은 에코트랜스가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면서 입은 손실액의 일정 부분을 보상하고 순천시가 스카이큐브를 인수하는 안이다.

제1안은 순천시가 노선을 연장하거나 입장권 통합발권 등 에코트랜스의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해야 하고 제2안은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줘야 한다. 알려진 대로라면 대한상사중재원이 에코트랜스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순천시는 얻은 것이 없다.

순천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철저한 검토 없이 중재원까지 끌고 간 '실정(失政)'도 실정이려니와 시가 앞장서서 반대여론을 조성해 여론몰이를 해왔기 때문이다. 순천시 주장이 당연히 옳은 것으로 알고 수많은 단체에서 '포스코 비난' 현수막을 걸었으며, 1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중재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했다. 이제 와서 그들의 민심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

이번에도 전임시장들의 협약이 잘못됐느니, 시민단체가 반대했느니 하며 애꿎은 조상 탓만 할 것인가.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도덕성에 읍소하며 선처를 바랄 것인가.

순천시는 이제라도 똑바로 대처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등 뒤에 숨거나 시민 여론의 힘으로 버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머리를 맞대고 이길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길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의 혈세로 손실보상을 해 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