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는 소식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석권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상을 타기는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각본상을 탄 것도 아시아계 에선 92년 오스카 역사상 최초다.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해 왔지만, 후보에 지명된 적도 수상에 성공한 적도 없었다. 따라서 이번 4관왕 수상은 한국영화를 넘어, 아시아 및 세계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이에 앞서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9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이후 역대 두 번째다. 봉 감독은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자로 세 번씩이나 무대 위에 올랐다. 이날 오스카 시상식의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 한국 영화감독 봉준호였다. 참으로 뿌듯하고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들려온 '기생충'의 수상 소식은 국민에 희망을 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족의 예술적 우수성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과 출연배우 및 관련 제작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