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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달아오른 도의장 선거 달갑잖다
전반기 내 주류-비주류 반목
'끼리끼리'는 구태 중 구태
정근산 제2사회부장

2020. 04.21. 18:38:12

2018년 7월 6·13 지방선거 직후 치러진 11대 전남도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는 전례를 찾기 힘든 선거로 회자된다. 11대 의회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 당시 임기 막바지이던 10대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이 당선인 신분의 초선들을 쫓아다니며 의장직에 뜻을 둔 특정 입지자의 선거전을 펼쳐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두 사람 공히 그해 지방선거에 불출마해 향후 정치적 입지를 위해 도의회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등 여러 뒷말을 낳았다.

의장 입지자들이 채택한 '공명선거 실천을 위한 공동선언문'도 쓴웃음을 짓게 했다. 당시 입지자들은 "의장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과 흑색선전을 자제하고 금품수수 등 부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도정발전에 협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지방선거 직후 의회 출범도 전에 의장선거로 국면을 전환한 행보가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등 '제 발 저린 격'이란 냉소만이 뒤따랐다.

이후 3선의 이용재, 재선의 김기태 의원 등이 나서 치러진 선거는 앞선 행보들을 보란 듯 3차 결선까지 가는 피 튀기는 접전이었다. 1차 투표에서 1표, 2차 동표에 이어 마지막 투표에서 2표 차로 희비가 갈렸고, 치열한 선거전의 후유증은 컸다. 타이틀을 거머쥔 이용재 의장이 이끄는 '주류'와 석패한 김기태 의원 중심의 '비주류'로 곧장 패가 갈렸고, 건건이 신경전을 벌였다. '결과에 승복하고 도정발전에 협력하겠다'는 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쳤고, '서로를 보이콧'하는 웃지 못할 일도 다반사였다.

전반기 선거 이후 지금껏 주류가 주도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비주류들의 모습을 손에 꼽을 만큼 '끼리끼리' 문화가 고착화됐고, 역량강화를 위한다는 국외연수도 '그들끼리 연수'로 가름했다.

심지어 국가적 화두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통시장 장보기, 성금 전달 등 지역을 뛰어넘는 공식행사에도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는 의원들이 부지기수. 오죽하면 의회 내에서마저 "언론의 조명을 받는 자리조차 저러니…"라는 자조가 나올까.

와중에 일하는 의회는 뒷전으로 밀렸고, 갑질과 외유성 해외여행, 폭행, 여성 비하, 이해충돌 위반 등 달갑지 않은 꼬리표들만 전반기 2년 내내 따라붙었다. 의미가 적잖았던 다수의 조례 제·개정과 한전공대 설립 지원 등 그나마 성과들도 묻히고 빛이 바랬다.

더욱 달갑지 않은 건 2개월도 더 남은 후반기 의장선거를 두고 벌써부터 그들만의 끼리끼리가 도두라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입지자들의 표밭갈이가 시작됐고, 최근엔 일부 입지자 측에서 '상황실'까지 차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동료 의원을 위해 '상황실장' 등 역할까지 도맡았다고 한다. 노골적 편 가르기와 다름 아니다. 의장 입지자가 얻은 한 표의 값어치가 형님으로 군림하며 줄 세우길 할 만큼 더 크고 무거운 의미인지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의회 의장에겐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의회대표권, 의사정리권, 질서유지권, 의회사무 처리 및 감독권을 지닌다. 집회요구 공고권, 의결된 의안의 단체장 이송권에 단체장과 공무원 출석요구, 행정사무감사 보고나 서류제출, 증인출석 요구 등 위원회 행위도 의장을 거쳐야 한다. 도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의전을 받고 관용차량에 매월 수백만원의 업무추진비도 받는다. 지역을 넘나드는 행사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건 덤이다.

이 같은 특전의 의미는 뭘까. 끼리끼리 패를 갈라 얼굴을 붉히라는 것일까. 고작 30여명 남짓인 자기편 의원들의 골목대장 노릇이나 하라는 의미일까. 아니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 수장의 역할을 그만큼 잘하라는 뜻이다. 집행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정의 동반자, 지역 현안에 팔을 걷는 역량, 도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공감, 약자를 헤아릴 줄 아는 배려, 누구 하나의 목소리도 허투루 하지 않은 경청 등 58명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이라는 거다.

4월 총선 표밭갈이가 끝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의장 선거전도 다시 불붙을 게 자명하다. 7월 예정된 전남도의회 11대 후반기 의장선거가 비난도, 흑색선전도, 부정행위도 없는 전례없는 선거로 회자됐으면 한다. 줄 세우는 끼리끼리는 구태 중 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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