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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제재 아닌 지원책으로 접근해야
정통언론 위축 가짜뉴스 기승
유럽처럼 언론 지원정책 시급
박원우(편집국장)

2020. 05.31. 19:00:22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검찰개혁이야 공수처 설치 등 여러방안이 논의중이지만 언론개혁은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할 밑그림조차 없지만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뜨겁기만하다. 사회적인 요구가 거세고 정치권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언론개혁은 시대적인 과제가 됐다.

언론이 개혁대상이 됐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언론개혁은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시행돼야 한다. 보도의 기본가치인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기사가 쏟아지고 나아가 특정 정치세력을 돕기위한 가짜뉴스까지 남발하면서 기자와 쓰레기를 섞어 놓은 '기레기'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만큼 뉴스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가짜 뉴스가 범람하면서 어느 게 정확한 보도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런 SNS 개인방송은 보도의 형태를 빌어 가짜 뉴스를 내보내더라도 현행법으로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 언론을 개혁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언론개혁에 대한 필요성은 수십년전부터 제기돼왔다. 미 군정시절엔 지나친 우경화가 나타났고, 이승만 정부때는 국가보안법으로 언론자유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과 보도지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종편허가와 방송 과다경쟁체제 도입 등 잇단 언론정책의 실패는 언론의 기능적 쇠퇴를 불러왔다. 정책적인 실패뿐 아니라 정권에 따라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이뤄졌고 거대 자본 또한 언론을 흔들었다.

객관성과 공정성, 정치적인 중립 등 언론윤리는 나중에 꼭 실현해야 할 가치로 남겨둔 채 최근에는 좌우 진영간 대리전을 치르는 도구가 돼 가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정에서는 뉴스의 밸류(value)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모 종편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친여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무리한 취재를 하다 말썽을 빚었다.

최근에는 김정은 사망설이 확인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수 많은 매체를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가 언론에 김정은 사망설을 확신하면서 국민들은 어느 게 진짜 뉴스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난장판이 돼 버렸다. 여기에 유튜버들까지 가세하면서 김정은의 사망이 사실로 확정돼 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언론이 제 기능을 제대로 다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개혁은 거론될만 하다. 특히 정통 미디어가 팩트 체크 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기사를 내보내는 상황에서 가짜 뉴스까지 나돌아 다니는 건 매우 위험스럽다. 대북문제처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에서부터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각종 정보들이 마치 뉴스인 것 마냥 포장돼 유통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인 손실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재적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의 기능 쇠퇴는 곧 가짜 뉴스에 대한 검증 공백을 가져오고 이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사회에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언론의 문제는 곧 개혁에 대한 에너지를 응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오랜 세월 언론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최근들어 SNS를 이용한 개인방송이 기존 방송의 영역까지 뒤흔들고 있는 언론여건을 고려할때 언론개혁은 보다 광범위하고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

개혁은 강력하게 시행하되 방법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언론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언론적폐'를 청산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개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언론탄압이라는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언론개혁은 언론의 제 기능 회복과 가짜 뉴스 차단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재가 아닌 지원을 통해 건강한 언론을 육성해야 한다. 뉴미디어가 급속하게 시장을 잠식해 가는 상황에서 기존 매체에 대한 지원은 매우 시급한 현안이다. 제대로 된 정확한 뉴스가 정통 미디어를 통해 생산, 유통되면 가짜 뉴스는 발 붙일 곳이 사라진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노조와 2017년에 약속한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와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개편ㅤ▲공영방송에 대한 차별화 된 재허가 제도의 도입과 공영방송 이사회의 시청자 대표 기구화 ▲공영방송 시청자위원회의 위상과 권한 강화ㅤ▲지역 공영방송 및 MBC 자회사의 사장 선임 절차의 개혁 및 자율성 보장 방안 모색ㅤ▲방송통신발전기금을 포함한 공적기금의 '미디어다양성 기금'으로의 통합 등이 이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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