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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학’의 전설 깃든 곳, 이청준의 발자취 오롯이
소설 '선학동 나그네' 배경…영화 '천년학' 촬영
봄엔 유채꽃·가을엔 메밀꽃 장관 장흥의 명소
남도 찾는 관광객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을

2020. 11.26. 14:48:49

메밀꽃이 핀 선학동 마을 풍경.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얀 메밀밭과 황금 들녘, 빨갛고 파란 기와 지붕과 새파란 하늘, 그리고 득량만의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 장흥 선학동 마을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의 선학동 마을은 멀리서 보면 마치 학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 관음봉 산자락에 위치했다. 마을을 감싸고 흘러내린 공지산의 질펀한 산자락 형상이 법승의 장삼 자락이 흘러내린 듯 여유로워 주민들은 이 봉우리를 관음봉이라 불렀다.

선학동 마을엔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가을이면 새하얀 메밀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지난 가을 찾은 선학동 마을엔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얀 메밀밭과 황금 들녘, 빨갛고 파란 기와 지붕과 새파란 하늘, 그리고 득량만의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다.

한반도 남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과 서정, 천혜의 자연환경과 인문이 어우러진 이 마을을 남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을로 손꼽는다더니 과연 그럴만 했다.

이 마을을 배경으로 장흥 출신 소설가 이청준은 ‘선학동 나그네’를 발표했고,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임권택 감독은 그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2007)을 촬영했다.

영화 ‘천년학’ 촬영세트장.
“오라비에게 나를 찾게 하지 마시오. 전 이제 이 선학동 하늘에 떠도는 한 마리 학으로 여기 그냥 남겠다 하시오.” 그게 그 여자가 내게 남긴 마지막 당부였소. 그리고 그 여잔 아닌게 아니라 이 한 마리 학으로 날아 올라간 듯 그냘 밤 홀연 종적을 감춰갔다.<이청준 ‘선학동 나그네’ 중>

영화 ‘천년학’ 주막집 세트장에서 바라본 회진 바다.
예사롭지 않은 산의 선(線)은 소설에서 ‘날아오르는 학의 날갯짓’으로 묘사됐다. 이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천년학’은 마을 이름도 바꾸게 했다.

문학과 영상예술이 접목 승화된 마을을 기념해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산저마을’에서 ‘선학동’으로 바꿨다고 한다. 또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메밀꽃 화원을 조성해 선학동을 남도의 명소로 가꿨다.

마을과 가까운 회진 바닷가에는 ‘천년학’의 중심 무대였던 주막집 세트장이 있다. 노력도의 연륙교가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는 바닷가 풍경을 바라보며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장흥군 진목리 이청준 생가. /장흥군청 홈페이지
소설가 이청준은 1939년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에서 출생했다. 1954년 봄 회진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서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이 마을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해안도로를 타고 진목리에 이르러 이청준 생가를 만난다. 이청준 생가로 가는 길은 그의 자전적 소설 ‘눈길’의 무대가 됐던 곳으로 그 애틋함이 새롭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1960년을 전후해 가세가 몹시 기울어 집까지 남에게 넘어가고 가족이 흩어진 바람에 20년 가까이 고향 마을을 찾지 못했다.

소설가 이청준. /장흥군청 홈페이지
‘눈길’은 팔려버린 그의 생가에서 어머니와 마지막 하룻밤을 보낸 정황과 모처럼 양하리 임시 거처의 어머니를 찾은 사연을 소재로 삼아 쓴 단편소설이다.

장흥은 이청준 외에도 한승원, 송기숙 등 뛰어난 문인들이 배출된 ‘문향(文鄕)’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 조선 후기 실학자인 위백규도 장흥 출신이다. 소설가 이승우,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대흠도 장흥 사람이다.

‘장흥에서 글자랑 하지 말라’는 말은 장흥 문학의 모든 것을 집대성해 정리해 놓은 공간인 천관문학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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