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가 다른 봄이다. 백신 접종은 순조롭지만, 변이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늘고 있다.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전까지는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취약계층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일자리 문제는 충격이 가장 크다. 구조적 문제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땜질식 보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복지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지역이 함께 나서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까?

-빼앗긴 일자리-

코로나는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 폐업하는 기업이 늘고 실업 문제로 인한 생존위협이 가중됐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조사결과는 경제적 충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1년 1월 기준 15~64세 고용률은 64.3%로 작년 1월 66.7%에 비해 2.4%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1.1%로 전년 1월 대비 2.9%포인트 감소하여 실업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는 2,58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만2,000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IMF) 시기인 1998년 12월 128만3,000명이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실업률은 5.7%로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고, 청년층 실업률은 9.5%로 전년 동월 대비 3.2%포인트 증가해서 청년층 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포츠 분야 일자리도 코로나에서 자유롭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일자리는 증가하지만, 체육계열 대학 예비졸업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청년 일자리는 부족하다. 일자리 수요측면에서 체육계열 예비 취업자는 2018년 기준 총 2만2,226명(2·3년제, 4년제 대학, 대학원(석사) 졸업학년 학생 수 기준)이며, 2013~2018년 평균 2만3,581명의 일자리 수요가 발생했다. 수요와 공급을 비교했을 때 체육계열 예비 취업자가 연평균 2만3,581명이 배출됐고, 공급은 경력직을 제외하고 신규 일자리가 1만5,383개가 발생했다. 단순 계산으로 1만2,387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일자리의 질(質)은 어떤가. 첫째, 상대적으로 고학력 비중이 높다. 둘째, 학력수준에 비해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셋째, 고용형태에서 계약직과 임시일용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스포츠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로 인한 매출감소는 청년층의 일자리를 증발시켰다. 올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연구결과, 코로나 이전에 스포츠산업 전체 사업체의 0.27%가 폐업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0.49%가 폐업하여 0.22%의 사업체가 추가적으로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는 일자리 통계에서도 상수가 됐다. 폐업은 곧 실업을 의미한다.

-스포츠 뉴딜 필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광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을 선택했다. 역사의 시간을 품은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포츠 분야 미래 일자리 창출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인구 구조변화에 따른 스포츠 정책혁신이 필요하다.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학생 선수를 감소시켜 엘리트 스포츠의 근간을 흔들고 생활체육과의 선순환 시스템을 무너뜨린다. 지역 인구변화를 반영한 빅데이터 기반 생애주기형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둘째, 스포츠 뉴딜을 통한 공공체육시설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코로나는 경제 전반의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한다.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표방한 광주가 최초로 시작할 수 있다. 셋째, 스포츠과학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 경제학자 케인즈의 승수효과(Keynesian Multiplier)처럼 스포츠 관련 지출의 총량증대를 통한 충분한 유효수요의 확보가 진행된다면 미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스포츠 도시 광주’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실행의 시간이다.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