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는 올초 ‘장애인 운동기구 보급사업’ 일환으로 1,500만원을 투입해 동구장애인복지관 인근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야외운동 기구 5점을 설치했다.

특히 동구는 광주 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운동기구는 온몸풀기, 어깨풀기, 다리펴기, 줄당기기, 팔 운동 등 5개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 장애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상 활동을 하는데도 많은 제약이 뒤따르는 장애인을 위해 야외운동기구를 설치한 동구의 행정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특히나 장애인들이 바깥에서 운동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들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점 또한 엄지를 치켜 세워줄만 한 일이다. 하지만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운동기구 바닥이 단단한 시멘트로 마감돼 있다는 사실 한가지가 불편하게 다가온다. 장애인을 위한 시선에서 야외 운동기구를 설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이유이다.

방어 능력이 충분한 일반 사람들도 운동을 하다보면 찰나의 순간 다치기 십상인데 더군다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방어하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심한 부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행정 편의주의가 앞선 2% 부족한 결과물이 된 것이다.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사용자가 외면하고 이용에 어려움이 따른다면 이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전시행정’이라는 따가운 눈초리를 거둬들이기 위해선 조속한 시일 안에 개선해야 할 것이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바닥 마감재로 신속하게 교체해야 한다. 동구의 행정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의 행정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