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전남취재본부=권동현 기자]광양시 폐기물처리대행업체인 광양환경공사의 관리직 직원들이 법인카드 포인트와 명절선물 구입비 등을 횡령하고 신규직원 채용 때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광양환경공사 노동조합과 광양환경공사가 있는 사곡리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광양환경공사 노조는 최근 관리직 직원 3명을 횡령과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광양경찰서에 고발했다.

광양환경공사 노조 관계자는 “22년 동안 근무했던 관리직원 A씨는 법인카드 사용액에 대한 카드포인트를 상품권으로 바꿔 두세 번에 걸쳐 500만 원 정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일로 A씨는 횡령 사실을 시인하고 지난달 28일 사퇴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횡령이 이뤄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회사설립 후 25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액을 250억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로 청소차량의 유류대와 수리, 유지를 위해 사용한 비용으로 연 10억 원 이상이며, 카드포인트는 연 300만~400만 원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지난 25년 동안 적어도 7,500만 원 이상의 카드포인트가 쌓여 있어야 하고 A씨가 두세 차례 사용한 500만 원을 빼더라도 7,000만 원 이상의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카드포인트가 60여만 원 정도 쌓여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주주들과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선물세트 구입비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고 폭로했다. 1개당 5만 원씩 구입한 것으로 비용 처리한 선물세트의 실제 판매가격은 3만 원에서 3만 3,000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명절선물구입비 연 예산 4,500만 원 중 적어도 773만 원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한 곳에서만 구입해 11억 원어치를 특정 거래처에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광양환경공사 노조는 다수의 사원이 23년을 근무하고 퇴직한 B씨에게 ‘돈을 주고 입사했다’는 증언을 입수해 지난달 25일 광양경찰서에 추가 고발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광양환경공사는 광양시 사곡리에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서며 광양시로부터 폐기물수집운반처리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광양시에서 매년 85억~90억 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으며, 미화원 111명에 관리직 4명 등 총 115명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관리체계를 정상화하고 견제수단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노조원은 “비전문가인 사곡마을 주민들이 주주이고 사장과 이사들도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하다 보니 수년간 경험이 쌓인 관리직 간부 2명만 결탁하면 언제든지 부정이 가능한 구조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A씨와 B씨는 처남 매부지간이다.

이와 관련 광양시 감사실 관계자는 “보조금 지원 부분은 한 달에 한 번씩 보고를 받고 있지만, 민간위탁사업이기에 사업체의 이윤이나 세세한 운영까지 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