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의했다. 택배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7.0%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택배물동량의 10% 정도인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하는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면적인 물류 대란은 피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황은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

이번 파업 결의는 지난달 초 서울 고덕동 단지 아파트에서 벌어진 택배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택배노조는 이번 단체행동이 택배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한다. 정당한 노동 조건을 요구하는 택배 기사나 아파트 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주민들 모두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책임 또한 택배회사도 있다. 택배 배달로 이익을 보는 택배사가 노동자·입주민의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입주민과의 택배 갈등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택배사가 나서서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택배노조도 파업 돌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은 안된다. 그동안 택배 기사들에게 우호적이었던 국민들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도 택배기사와 아파트 단지 간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만약 택배 갈등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국민 불편으로 이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택배 파업에 앞서 정부의 갈등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주민과 택배 기사는 물론 택배사까지 상호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줄것을 기대한다. 이제 택배 서비스는 국민들의 일상이 된 만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