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을 맞아 최근 농촌에선 일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수확철이 다가왔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제때 농산물을 거두지 못해 아우성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실정이다.

농촌의 일손 부족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인구감소세와 고령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공급까지 막히면서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인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인건비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양파 주산지 무안에서는 하루 3,0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임에도 일할 사람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농가들이 많은 상황이다. 예전엔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들을 구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력난이 커지고 있다. 근로자 일당도 15만원으로 작년보다 3만원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그마저도 인부 구하기는 녹록지 않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농협 등이 외국인 인력보충 등 지원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자원봉사 단체의 일손 거들기도 코로나 감염 우려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농촌봉사 활동에 나선 외지인에 의해 무안 4명, 목포 8명이 연쇄 감염된 탓이다. 이에 따라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취업비자를 완화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선 농사 품목과 특성에 맞게 외국인 근로자제도를 세분화해 현장과 정책간 괴리를 없애야 한다. 시·군 단위 또는 인력센터간 매칭과 교류 등 다양한 관리정책도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정성 들여 가꾼 농산물을 거두지 못하는 농민들의 심정에 눈을 감아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