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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에서의 예술 본질에 대하여

2021. 11.10. 17:01:32

앞으로 있을 전시·공연 행사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누군가 불쑥 물었다. “메타버스를 결합한 프로그램은 없나요?”

이 질문이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코로나19 이후 대면이 힘들어지자 문화예술계는 온라인·VR·가상현실·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는데 주력했다. 이들은 고도화된 정밀성을 갖춘 시스템을 도입, 사용자들에게 현실과 같은 실제감을 제공하며 굳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가상’이 아닌 ‘실재성’을 지향하면서 발생한다. VR 등을 활용한 대부분의 전시들 또한 ‘현실처럼 생생한’ 공간과 작품 구현에 열중하는 등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이냐’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작품을 방문해서 보기 어려운 이들에게 작품을 현실에서만큼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는 경험은 중요하다. 그러면서 여기서 혼란이 발생한다. 과연 이 가상 속 ‘현실처럼 생생한 작품’은 우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그 작품과 같은 의미를 지닌 동일한 작품일까?

사실 가상에 관한 논의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됐다. 플라톤은 세상은 완벽한 형상인 이데아와 이데아의 복제물인 현실, 복제의 복제물인 시뮬라크르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하며 복제된 이데아, 즉 시뮬라크르는 진정성을 잃은 가장 하찮은 가상이자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철학자인 들뢰즈는 이를 반박한다. 그는 복제물을 이데아에서 분리시키는 행위 자체가 바로 원본과의 자율성과 차이를 가지게 되는 계기라고 말하며 모사에 대한 원본의 우위를 부인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계속해서 흐려지고 있는 현재,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 등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해 계속해서 자문하게 된다. 모든 문화예술이 누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변형되는 것은 맞으나, 그것이 가상세계로까지 나아갔을 때 과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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