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데스크 칼럼=우성진 기자]전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첨단과학기술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기존 선진 각국은 선제적·체계적·종합적으로 범국가적 지원체계를 법적으로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 역시 이러한 입법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법률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목할 만한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은 백신·반도체 등 혁신·첨단 산업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전략을 담았다. 법안명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련 특별조치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과 같은 당 송영길 의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유사 관련 법안들이 병합 심사와 상임위 협의 등을 거쳐 14일 현재 산자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올라간 상태다.

◇범정부 신속하게 대응해야

특별법은 전 정부 부처의 기술 정책을 효율적으로 총괄·지휘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의 위원회를 컨트롤 타워로 신설하면서도, 국가안전보장이나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소집할 수 있도록 해 정책 결정이 범정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위원회는 기술 집약도와 기술혁신의 속도 등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첨단경쟁기술’과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선정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법이 담고 있는 주요 지원 대책은 R&D확대 및 인프라 지원, 세제지원 및 규제완화, 인력양성, 기술보호 등이다.

특별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를 지정함으로써 유관 기술과 산업체를 효율적으로 집중시키고, 항만·도로·용수·통신시설 등과 같은 기반 시설을 국가가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반학문과 기술개발 연구에 대한 R&D 지원도 강화했다.

세제지원으로는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법인세·소득세·취득세 등의 조세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부담금도 면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또 연 1회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산업 현실을 고려해 동떨어진 규제를 제 때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첨단경쟁기술 관련 교육 기관을 신설할 경우에는 현재 대부분의 우수인재 양성이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예외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하고, 주식매수선택권의 특례도 도입해 벤처기업 등에서 우수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속도감과 경쟁력을 모두 갖춘 인력양성 내용도 담았다.

첨단경쟁기술의 보호와 관련해서는 산업기술보호법의 국가핵심기술보호에 준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면서도, 기술 유출 사범에 대해서는 처벌을 보다 엄중하게 다루도록 했다. 퇴직직원에 대해서는 경력개발 등 취업 지원 혜택을 제공하되 퇴직 후 외국기업 취업 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해서 전문 인력을 통한 기술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법으로 집중적인 육성·지원책을 제공하는 만큼, 기술 유출도 이에 상응해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소병철 의원의 설명이다.

◇글로벌 강국 우뚝 서길

4차 산업혁명 이후, 첨단 기술력은 국가 안보나 생존의 지표에 직결된다. 개별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첨단기술 육성·지원 체계를 종합적으로 체계화해 국가 단위의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획기적인 지원을 제도화하기 위해 특별법이 발의됐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반도체 기술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심도 있게 논의한 내용들과 직접 제안한 의견, 학계와 산업계의 건의 등을 검토하고 미국 혁신경쟁법 등 최근의 해외 입법 동향도 참고해 법안을 만들었다고 소의원은 밝혔다.

법률안은 앞서 언급했듯 같은 당 송영길 의원과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발의한 안과 유사성이 깊어 병합 심사를 거쳐 여·야간 합의를 이뤘다.

특별법 제정은 우리나라가 첨단 산업분야에서 선도적 지위에 우뚝 올라서고 글로벌 강국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백신과 생명공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에너지, 항공우주 등이 첨단 전략산업으로 지정되면 혁신과 미래기술에 대한 성장발판이 마련되고 국가 미래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법안이 연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