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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시장, 국회의원 시대를 맞이하며

2022. 01.04. 19:11:58

국회는 지난해 12월 31일 본회의를 열어 총선·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 기준을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고3 학생도 선거일 기준 생일이 지났을 경우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부터 적용된다.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하시며 혀를 끌끌 차실 것도 같다.

7살이나 파격적으로 내려온 피선거권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문제는 미성숙한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로 교육학의 근본 문제이기도 하다.

교육학에서는 발달단계를 잘 고려하는 것을 모든 교습법의 기본으로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눈높이교육이라 말 할 수 있다. 범인들은 이 눈높이교육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어리면 경험의 양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발달단계에서 따라서 경험해야 할 아이들의 경험 총량은 100%여야 한다. 어린아이의 경험이라고 해서, 그 경험을 하찮게 여기면 안 되고, 질은 다르지만, 반드시 충족해야 할 경험의 총량이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양은 같지만, 그 질은 다르다는 것이다.



행동·총량 제한해선 안돼



가끔 초등학생들이 무슨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겠느냐,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발달단계에 있는 학생들은 그 단계에 맞는 경험의 갈증이 있다. 그 경험은 그 나름대로 100% 충족돼야 하며, 어리다는 이유로 제한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물론 그 경험의 질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경험의 질적 차이가 있어서 나름대로 소화하고 내면에 축적한다.

어른들의 경험으로, 행동과 총량을 제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오류는 경험 많은 교사들도 흔히 범한다. 경험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면, 낭떠러지나 물가를 향하는 아이를 붙잡는 상황에 해당할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오래 생활하면서 터득한 거의 본능적인 원리가 하나 있는데, 시쳇말로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아이들의 경험에 대한 근본적인 욕구와 결핍을 다 채우기 전에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흔히 말하는 ‘중2병’이나 ‘ADHD 증후군’, ‘분리불안’과 같은 이상 정서·행동 등의 양상은, 발달단계에 맞는 경험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많은 경우 이런 증상들은 시간과 경험이 주어지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한다.

그때그때 충분한 경험을 하고, 결핍 없이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면에서 경험이 쌓이고, 그로부터 새로운 경험을 대하는 태도를 갖게 되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자기 경험을 재구성할 수가 있게 된다.



자기 경험 재구성



내년부터는 고3이면 시장이나 단체장, 국회의원도 출마할 수 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운영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금액의 예산을 학생자치회에서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예산을 편성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충분히 하게 되면, 앞으로 경제활동이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경험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발달단계에 따른 경험의 양은 100%지만, 저마다 준비 정도에 따라서, 경험을 소화하는 질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은 경험의 양과 질을 관리하는 전문성을 요구한다.

이렇게 보면, 학교에서의 경험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학교 자치와 학교운영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도 기획해서 집행해보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발달단계에 따른 경험의 총량은 같고, 다만 그 질이 다를 뿐이다. 교육은 그 질적 차이를 내적 성장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돕는 것을 그 본령으로 한다. 아이가 아장아장 걷지만, 최선을 다해서 걷는 것이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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