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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시대

2022. 04.06. 16:11:08

<전매광장>생활정치의 시대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5일 앞으로 다가왔다. 거리 선거사무실에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렸고, 명함을 나눠주는 손길도 분주하다. 하지만 대선이 불과 한 달 전에 끝나서인지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관심도는 예전 같지 않고, 또 선거냐는 불만 섞인 눈빛도 쉽게 보인다. 정치색이 강한 지역이기에 대선 결과에 따른 피로감은 높을 것이고, 뉴스와 정치에 거리를 두려는 시민들의 마음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필자는 94년 대학에 입학하여 정치외교학을 전공하였다. 과거의 정치를 연구하면서 현재의 정치를 바라봤고, 또 미래의 정치를 꿈꾸었다. 하지만 과거완료형의 정치학을 공부할수록 현재진행형의 현실정치는 혐오감을 줄 뿐이었고, 정치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은 ‘정치외면학과’를 다닌다고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학생운동의 마지막 세대, 전대협에서 한총련으로 이동하는 그 시기에 학생운동에 뛰어든 학생들의 투쟁의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그렇다 중앙정치다. 국회와 정당, 청와대와 권력기관이 우리의 모든 삶을 결정하던 시기였기에 투쟁의 대상도 중앙정치일 수밖에 없었다.

2022년 4월이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통신이 발달했고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론과 이슈에 민감한 정치, 정치를 움직이는 언론과 SNS, 집단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요시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시대 변화에 맞추어 정치도 다양성을 띠게 되었다.

4년에 한번 씩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 5년마다 바뀌는 새로운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중앙 정치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들이 우리의 삶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교육을 받아왔지만 선거기간 중 잠깐 느껴지는 좋은 느낌? 거대담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중앙정치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얼마나 알고, 또 얼마나 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지역일꾼 선발 갈수록 중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생활정치의 시대이다.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다. 손에 잡히지 않았던 ‘국민’이라는 단어보다 ‘주민’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으로 ‘실질적 주민자치’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고, 31년간의 지방자치를 넘어 이제 ‘지방자치2.0시대’가 개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던 시대에서 주민의 참정권과 권리를 더 중요시 하는 시대로 전환된 것이다.

55일 후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패러다임 전환기’의 지역일꾼을 선발하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과 남성, 청소년과 노인, 교통과 환경, 주거와 복지 등 실생활과 밀접한 현안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생활정치인이 필요하고, 또 그러한 인물을 선택하는 선거여야 한다. 바뀐 정치환경을 의식하지 않고 단순히 눈과 귀에 익은 정치인을 선택한다면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정치서비스는 제한적일 것이다.

이토록 지역의 현안, 특히 내가 사는 지역의 일을 맡길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해야 하지만 지방선거의 무게감은 다른 선거에 비해 훨씬 덜하고 후보에 대한 관심도도 낮게 나타난다. 결국 피해는 유권자인 주민이 보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치 신인 투자·관심을

이번 선거처럼 정치 후보군의 다양성을 주장했던 선거가 있었을까? 여야 대선캠프에서 촉발된 여성과 청년의 정치참여 기회 확대는 사회적 동의를 얻었다. 능력 있는 인재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에서 다양한 기회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후보의 선출과정에 있어서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부모와 청소년,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함께 조화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개방해야 하고, 지방선거 이후 지역 일꾼을 선발하는 과정도 개선되고 발전되어지길 희망한다.

정당의 후보자 추천 과정이 중요한 만큼 지역의 정치인을 양성하는 과정도 진지한 고민을 시작할 때이다. 단순히 여성 청년이 아닌, 능력을 갖춘 정치 신인이 등장한다면 지방자치는 더욱 발전하고 주민들은 환호할 것이다. 지방의 정치 환경이 변화된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정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성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관심과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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