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임채민 기자]정부가 지난 2일부터 50명 이상 모이는 집회와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을 제외하고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야외에서 1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렵거나 코로나19 유증상자 또는 고위험군인 경우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지만, 사실상 코로나 유행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정부가 실외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이유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들이 오미크론 정점기간과 비교하면 확진자 규모는 20%, 위중증 환자도 500명 대로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전남에서만 하루 확잔자가 1,800명에 달하는 등 우려도 만만치 않다.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한 수치지만 아직 감염자, 위중증, 사망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전국적으로 매일 300여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장례식장과 화장장을 구하지 못하는 ‘장례 대란’도 여전하다. 급작스럽고 섣부른 방역 완화를 두고 정치적 셈법에 따른 지침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들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코로나 초창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유행에 대응해왔다. 이런 상징성을 가진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한 것 이상으로 방역 경각심이 무너질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서두르는 것이 코로나를 극복한 정부로 포장하려는 정치적 셈법과 이해관계 따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새 방역 기준에 대한 뚜렷한 과학적 근거도 내놓야 한다. 숫자만 조정하는 식의 방역 완화보다 여전한 문제들의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례식장 대란을 해결할 대책 등이 대표적이다. 방역완화로 대규모 감염이 재확산될 가능성을 염두해 두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정부와 공동체는 감염병으로 희생된 시민들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전면적인 일상회복은 언젠가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치밀한 대비 없이는 희생만 더욱 커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획탐사부 임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