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의 공천을 두고 많은 시민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반발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2년 뒤에 심판하겠다는 각오들을 다지는 분위기다.

정치학자 이스턴은 정치를 ‘사회적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말로 정의했다. 부나 권력과 같은 희소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권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위는 폭력에 의한 강제적인 복종이 아닌 자발적 복종을 의미한다. 자발적 복종은 정당성에서 나오고 정당성은 상대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권위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이번 민주당 전남도당의 경선 과정은 권위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기저기서 원칙도 상식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자신들이 만들고 내세웠던 약속을 스스로가 깨뜨려 버렸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오만함과 독선으로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변칙만이 난무했다. 시민들의 믿음과는 동떨어졌다.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한 민주당원들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출석체크까지 하며 아침저녁으로 거리 인사를 했다.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행여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윗사람들에게 미운털이라도 박힐까 안절부절하며 강제동원에 기꺼이 참여했다.

당시에는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의지로 자발성에 의한 행위였기에 강제동원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 기회조차 주지 않는 컷오프를 통해 정당성이 결여된 강제동원이 됐고 당헌과 당규가 무시되는 상황을 보며 권위는 날아가 버렸다.

민주당 전남도당이 잃어버린 권위는 당분간은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각지에서 부당함을 호소하는 탈락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후보들이 줄을 서고, 순천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시민후보를 옹립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권위 없는 정치는 폭정이다. 민주당은 정치인 중심이 아닌 시민 중심의 정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파와 사심이 아닌 민심이 중심이 되는 권위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