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광장>출산 격려금·양육비로 1억원씩 지원하자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한반도 미래연구원장

1949년 우리나라가 처음 인구조사를 했을 때 전라도 인구는 510만 명으로 우리나라 총인구 2,019만 명의 25.3%였다. 그로부터 73년이 지난 2022년 현재도 전라도 인구는 50 6만 명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과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남을 예로 들면 인구소멸 위험 지역이 22개 시군 중 18개이다. 전남지역 읍·면 단위 행정구역 대부분은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이다. 저출산이 가져온 학령인구 감소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쳐 지금은 대학의 위기로까지 치달았다. 면 단위에서 초등학교는 겨우 하나 남아 있으며 그것마저 학교 전체 학생 숫자가 대부분 50명 내외이다. 인구 감소로 인해 소비가 줄고 노동력이 줄고 사회 전체가 활력을 상실하고 있다. 지방 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사회 활력 상실

그것만이 아니다. 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숫자는 26만 500명이다. 2001년 56만 명에서 20여 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되었다.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10년 전인 2012년 합계출산율이 1.30을 기록하면서 인구 문제에 빨간 불이 켜졌는데 그 후 2018년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졌고, 마침내 2021년에는 0.81을 기록했다. 향후 더 떨어질 것이다. 2021년 기준으로 미국 출산율 1.6명, 프랑스 1.8명, 일본 1.3명 등이며, OECD 평균 출산율은 1.6명가량 된다. 우리나라 저출산율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말해준다.

이대로 가면 15년쯤 후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그럼 재작년 일곱 번째로 진입한 5030클럽(인구 5,000만 명 이상, 1인당 GDP 3만 달러 이상 국가)에서도 탈락할 것이다. 207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3,700만 명으로 떨어진다는 예측도 있다. 지방소멸을 넘어 국가소멸을 걱정할 날이 올 수 있다.

인구 감소와 기형적 인구 구조는 어느 시점에서 30~60대 국민에게 세금폭탄을 안길 것이다. 복지정책의 축소 여부를 놓고 세대 간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것만이 아니다. 거대 인구를 가진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적절한 규모의 병력 자원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지켜나갈 것인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 저출산 현상에 관해서 관심을 꺼버렸다. 자포자기라고 할까. 그러나 전라도 지역에 사는 사람은 인구가 정체나 감소했을 때 그 사회가 어떤 위기 상황에 부닥치는지 잘 안다. 단언컨대 대한민국은 인구 문제에 관한 한 중환자이다. 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듯 다소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인구 문제에 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아이 한 명을 낳으면 출산격려금 및 양육비로 1억씩 지급하자고 제안한다. 작년 신생아가 26만 명 정도 되니 1년에 26조 원 정도 소요된다. 1년 신생아가 50만 명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시행해보자. 분명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기본소득제를 시행하여 국민 모두에게 한 달에 8만 원씩, 1년에 1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대선 후보도 있었다. 그 예산이 1년에 무려 51조 원이 되는 데 말이다. 아이 한 명 낳을 때 1억 원씩 지급하는 것이 그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비상 상황, 인구세 신설해야

물론 이런 주장에 많은 비판이 쏟아질 것이다. 생명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비판, 사회복지정책의 확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 통일을 이루면 해결된다는 주장, 외국인을 유치하면 된다는 주장, 허경영이 연상된다는 비아냥 등.

평상시라면 모두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 상황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은 그대로 존중하되 아이를 낳을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집중적 지원을 하자. 한 명 낳을 사람이 두 명 낳고, 두 명 낳을 사람이 세 명 낳게 지원하자. 재원은 인구세를 신설하여 마련하자.

“손톱 밑에 비접 든 것은 알면서 염통 곪는 줄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인구 문제 앞에서 우리 모두 “무엇이 가장 중한디?”라고 묻고 대답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