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5일 개관 7주년을 맞는다.

지난 7년간 ACC는 1,28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구축 콘텐츠 중 71%를 직접 창·제작하며 동시대 문화예술발전소로서 새 지평을 열었다. 공연 작품 유통도 활발히 이뤄지고 아시아 문화자원과 국가간 관계망을 구축하며 문화교류 플랫폼으로서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올해 통합전당 출범과 전당장 선임 등 조직과 기관 운영 정비를 매듭지으며 세계적 수준의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질적 성장을 다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며‘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으로서의 의지를 보였다.

융복합 창제작 전시 ‘지구의 시간’은 누적 입장객수 8만6,13명을 기록했다. /ACC 제공

◇통합전당 출범 조직 확대

ACC는 올해 아시아문화원과 통합하며 사업과 조직이 대폭 확대되고 개관 7년 만에 초대 전당장이 취임하는 등 대전환기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틀을 적용, 교류 활성화와 프로젝트 실험 기능 강화, 고객 중심 서비스 고도화 및 지역사회와 협력 등에 집중했다. 시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사랑방, 문화발전소로 오롯이 자리매김하기 위한 문턱 낮추기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문화창조원과 문화정보원의 운영시간을 확대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높였고 코로나19로 2년여 간 폐쇄했던 하늘마당도 개방했다. 입체 음향과 영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설치한 대형 미디어큐브는 이용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복합 전시관 6곳은 아시아 동시대 주제 관련 체험형 융·복합 현대미술 전시를 잇따라 열어 아시아 현대미술의 관람객 이해를 높였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올해 들어서만 지난 10월 말 기준 140만 명이 ACC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7년간 전당을 직접 방문한 방문객은 1,2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5.18민주화운동 이야기 창제작 콘텐츠 ‘오월 어머니의 노래’/ACC 제공

◇실험적 전시·공연 호응

ACC가 7년 동안 구축한 콘텐츠는 모두 1,389건에 달한다. 이중 71%인 970건이 직접 창·제작한 콘텐츠다. ACC가 실험적인 문화콘텐츠 창작소로 평가 받는 이유다. 랩 프로젝트 수행과 국제 레지던시 운영, 융·복합 콘텐츠 전시관의 상설 운영 등이 창·제작 기반 확대의 동력이 됐다. 이 같은 토대 위에 ACC의 전문 공연기술 인력과 시설이 더해져 다양한 실험적 전시와 공연들이 ACC를 대표하는 창·제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관객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11월까지 선보인 융·복합 창·제작 전시 ‘지구의 시간’의 경우 누적 입장객 수 8만6,213명을 기록할 정도로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남도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보물선 3.0-비밀을 여는 시간’ 시범전시도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1만6,986명이 관람해 융·복합 콘텐츠와 관한 시민의 관심을 견인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콘텐츠 핵심 주제인 ‘자연 그대로’를 반영해 준비한 ‘물’ 주제 전시 ‘아쿠아 천국’은 관객 7만5,000명과 만났다. ‘지구환경’ 주제의 체험형 야외전시 ‘반디산책’ 역시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작품 일부는 ‘2022 서울아트스테이션’에 초청받아 서울 나들이에 나서기도 했다.

공연 분야에선 ACC 작품 유통이 두드러졌다. ACC 아시아 스토리 공모전으로 개발된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한층 발전된 새로운 판으로 세종시 등 3개 도시를 순회, 호평 속에 공연을 마쳤다. 국립극단과 공동 제작한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은 광주 초연에 이어 서울에서 한달간 무대에 올랐다.

5.18민주화운동 이야기 창제작 콘텐츠 ‘오월 어머니의 노래’/ACC 제공

◇문화자원 가치 확산 주력

ACC는 아시아와 지역을 잇는 문화 교류 플랫폼으로서 아시아 국가 간의 원활한 문화교류와 관계망 구축에 더욱 집중했다. 또 직접 시민이 참여해 아시아문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아시아 문화교류의 장’도 마련했다. 콘텐츠 창·제작 원천 소재 발굴의 기반이 되는 아시아문화 자원을 수집하고, 연구의 전문성과 활용성을 높여 아시아 문화자원 가치 확산에도 힘을 쏟았다.

시민에게 친숙한 ACC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역시 활발하다. 대상과 주제별로 특화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관객 친화적인 다양한 장르의 공연 프로그램·축제·행사 등으로 시민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이야기 창·제작 콘텐츠 ‘오월어머니의 노래’ 순회공연에 나서는 등 인류 보편성을 지향하는 민주·인권·평화 가치 기반의 문화예술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선보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통합전당이 출범한 올해가 사실상 본격적인 활동 첫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의 콘텐츠와 프로그램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ACC가 가야할 방향을 재정립하는 등 복합 문화예술 선도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막중한 책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최진화 기자

코로나19로 2년여간 폐쇄됐던 하늘마당이 다시 개방됐다. /AC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