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폭등에 건설경기 한파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레미콘 업계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단가에 반영되지 않아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졌고 출하량 감소세도 가파른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골재(모래) 수급 부족 위기는 이어지는데 관계 행정기관에서는 외면하는 모습이라 지역 내 필수 관급 공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조합)에 따르면 도내(광주·나주·장성·담양·화순·곡성·영광·함평) 레미콘업체의 2024년 연간 출하량은 440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613만㎥) 대비 무려 28% 감소한 수치다.

반면 골재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함평 산지 모래는 지난 1월 ㎥ 당 2,500원 인상한 2만 5,000원이다. 1만 5,800원이던 5년 전보다는 58.2% 올랐다.

남원 모래는 지난 3월 1일 기존 2만 9,000원에서 4,000원 올랐고 같은 날 자갈 가격도 상승했다.

레미콘에서 모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로 높은데 기존 권역 내 육상잔골재 채취량이 감소한 점도 부담을 키운다. 남원·순창·고창 등 운반거리가 3배 이상인 타지역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지난해 1월 국토부·광주시·전남도 등에 골재 채취 인허가 관련 탄원서를 제출했다. 광주시의 묵묵부답에 8월에는 지역 조달청과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건의했다. 광주 지역 레미콘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광주시는 대책 마련이 불가하다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주장이다..

레미콘 가격의 20%를 차지하는 믹서트럭 운반비도 5년 전 4만 5,000원에서 7만원으로 2만 5,000원 비싸졌다. 올해도 7,000원 이상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갈등도 심화될 예정이다.

레미콘 업계 경영난이 심화되는 상황, 설상가상 건설업계는 시멘트 단가 인하 책임을 레미콘업계에 떠넘기는 등 난제들이 산적한 상태다.

그간 건설사는 시멘트 제조사에 직접 가격 인하를 요구해왔다. 예시로 지난해 10월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전국 레미콘 제조사에 시멘트 단가 인하 협상 추진 공문을 보냈다.

유연탄 가격이 안정을 찾은 만큼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게 건자회의 주장이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요지부동 자세를 보이며 가격 동결을 고수했고 전국적으로 레미콘업계와 건설사 사이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지역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민수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조달청과 계약된 관급레미콘 가격도 인상되는 구조라 현재 상황으로는 팔수록 손해”라며 “올해는 정말 줄도산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다. 생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근본적인 구조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고 협상이 장기화 될 경우 공사 중단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