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폄훼 보도를 일삼아온 극보수 언론 스카이데일리 대표 등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1980년 5·18 당시 희생된 고 조사천·최미애씨의 유가족과 재단, 광주시는 지난 1일 스카이데일리 대표 A씨와 5·18 왜곡 기사를 작성한 B씨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경찰청에 고소했다.

고소인들은 스카이데일리가 지만원씨의 ‘5·18 북한 개입설’ 주장과 신원불명의 계엄군·탈북자 등의 증언을 근거로 사실 왜곡 보도를 이어왔고, 왜곡 특별판을 지난 2월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단 등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스카이데일리는 2023년 7월 6일자 ‘5·18 진실 찾기’ 기획시리즈의 ‘꼬마상주 아버지도 옥상 괴한 총격에 희생’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꼬마상주’의 아버지 고 조사천이 1980년 5월21일 오후 태극기를 들고 장갑차를 타고 가다 무장괴한(북한 특수부대)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톨릭센터 옥상에서 발사된 총은 북한 특수부대의 칼빈 소총이었다. 특히 의료진 검안 재분석 결과 머리→턱→가슴 관통을 확인했고, 당시 검찰 조서에도 공수부대의 M16 아닌 ‘칼빈 총상’을 명시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종합보고서를 통해 “1980년 5월 21일 오후 2시~3시경 장갑차를 타고 있었던 사람은 고 조사천씨가 아니라 고 김준동(17)씨였다. 조사천씨는 같은 날 오후 시위 도중 목에 계엄군의 총을 맞고 기독교병원으로 호송됐으나 너무 많은 사상자가 몰려드는 바람에 치료받지 못한 채 오후 2시에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고 조사천씨 부인인 정동순씨도 본보와 인터뷰에서 “조사천씨는 같은날 오후 전일빌딩 옥상에 주둔하던 계엄군의 M16 총탄이 좌전 흉부를 관통해 광주기독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과다출혈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또 같은해 9월 19일 ‘5·18 진실 찾기’의 ‘임신부 최미애씨 쏜 건 군 아닌 무장괴한들이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남대학교에서 시위대에 포위된 계엄군은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다. 임신부 최미애씨는 5월 21일 전남대학교 정문 인근 집 근처에서 무장괴한(북한 특수부대)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광주 출신이 포함된 계엄군이 광주 민간인을 총으로 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재단 등 고소인측은 “당시 전남대학교를 둘러싸고 계엄군이 무자비한 공격적 시위진압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최미애씨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것은 사실이다. 암매장도 있었다. 당시 임신 8개월이던 최미애씨는 같은날 오후 1시 30분께 남편 김충희씨를 기다리다 전남대 정문 쪽 도로에서 계엄군이 쏜 총탄에 머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또 “1980년대 군부 조사, 1995년대 검찰 조사, 2007년대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등에서 조사천·최미애씨의 사망이 계엄군에 의한 희생임을 확인됐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도 1980년 5월 21일 하루에만 민간인 67명이 계엄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했음을 확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기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사무처장은 “계엄군의 발포 관련 기사를 작성한 B기자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허위성이 인정되어 송치된 바 있다”며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스카이데일리의 주장은 국가폭력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다”며 “엄정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 근본적 대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과 광주시는 민변 광주전남지부 변호사들과 함께 법률대응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