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주 체제인 광주 북구의회가 직원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민주당 소속 의원에 대해 경징계를 의결하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된 만큼 자정능력 상실로 인한 도덕적 해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구의회는 30일 제302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김형수 의원(민주당 소속)에 대해 ‘공개 경고’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이날 김 의원을 제외한 19명의 북구의원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2명이 윤리특별위원회의 징계안을 찬성했다. 나머지 7명은 공개 경고 징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징계안 의결에 앞서 손혜진 의원이 ‘윤리특위 징계안 이의 신청서’를 제출해 표결에 들어갔지만 13대 6으로 결국 부결됐다.

김 의원의 갑질 의혹은 지난해 12월 북구의회 일부 의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공무원들의 피해 신고가 북구의회 갑질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윤리특위는 A 의원에 대한 징계가 합당한지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자문위에 의견을 구했고, 자문위는 출석 정지 30일과 공개사과 징계를 권고했다.

하지만 윤리특위는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공개 경고’를 내렸고, 본회의에서도 해당 징계안이 의결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김 의원의 ‘심부름’ 갑질 의혹의 경우 북구의회 갑질피해신고센터가 권익위 기준에 따라 증거 불충분 등으로 갑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혜진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김 의원은 본인이 처리해야 할 연말정산을 문의하면서 직원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피해 직원은 큰 용기를 내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의회는 이 용기에 진정성 있게 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정당의 일당 독점 구조는 민주적 경쟁을 저해하고 지역위원장에 대한 충성 경쟁과 줄서기를 부추겨 동료 의원의 명백한 잘못조차 감싸는 병폐가 반복되고 있다”며 “자정 능력을 상실한 의회가 누구를 견제하고, 도덕적 권위를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광주진보연대와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의정혁신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시민연석회의’도 이날 본회의장을 찾아 피켓 시위를 벌이며 김 의원과 윤리특위 위원 등을 규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민주당 광주시당을 방문해 지방의원 일탈에 대해 민주당 광주시당 차원의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연석회의는 “김 의원에 대해 ‘경고’ 처분을 확정하며 결국 제 식구 감싸는 속보이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갑질 사태는 민주당 일당 독점의 폐해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장에서는 파면을 외치고 단식을 한들 지역에서는 그 반대의 행보를 취하고 침묵하는 북구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2차 가해자이다”며 “민주당 광주시당은 해당 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조치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세탁, 금융업무, 사적 모임 수행 등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명백한 잘못이 있었던 만큼 직원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자치법상 지방의원에 대한 징계는 공개회의에서 경고, 공개회의에서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으로 나뉜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