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의 필수진료과목 구인난에 이어 올해 공중보건의 병역자원도 급감을 예고하는 등 농어촌 의료취약지의 응급의료체계가 흔들리면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는 최근 도내에서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운영하는 9명의 병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농어촌 의료취약지 응급의료 실태와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병원장들은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위한 의사를 구하지 못해 고령의 병원장들이 밤새 당직을 서며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대출도 막혀 운영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지금 상태로는 10년 이내 농어촌 응급의료기관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병원장들은 이어 “공중보건의 지역응급의료기관 우선 배치와 의료인력 기숙사 확대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최선국 위원장은 “전남은 전국에서 의료취약지가 17곳으로 가장 많고 지방의료원도 의료인력 부족으로 진료과가 폐지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의사 증원 문제도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중보건의 감소는 농어촌 응급의료기관뿐 아니라 공공의료 체계를 흔들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전남도와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 역시 “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 병역자원이 많이 줄어 도내 공중보건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도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의 지역응급의료기관은 32개 병원에 307개 병상이 지정돼 있고, 22개 시군 중 함평군과 화순군은 지정병원이 없는 상태다.

3월 현재 도내 공중보건의는 총 609명(의과 301명, 치과 106명, 한의과 202명)이며 공공보건기관 548명, 공공·응급의료기관 53명, 병원선 등 8명이 배치됐다. 이중 도서 89명, 벽지 23명 등 도내 취약지에 배치된 공보의가 18.4%에 이른다.

또 배치 공중보건의 중 1년차가 258명, 2년차 177명, 복무 만료를 앞둔 3년차가 174명에 달한다. 이에 전남도는 신규 배치 153명, 도간 이동 110명 등 올해 공중보건의 263명의 우선 배정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