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되면서 3개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사태 역시 불가피해진 만큼 의대 교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병원도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인력난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의료시스템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13일 지역 대학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는 앞서 지난 7일과 8일 각각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유급·제적 대상자 등 관련 내용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전국 40개 의대에서 유급이 예정된 의대생은 8,305명으로, 전체 재학생(1만 9,475명)의 42.6%에 달한다.
교육부는 대학이 예고한 대로 유급 처분을 하지 않을 경우 학사 점검 등을 통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의대생들의 유급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남대 의대 재적 인원은 873명(의예과 389명·의학과 484명)으로 이중 재학생은 737명(의예과 359명·의학과 378명)이다.
현재 수업 참여율이 10% 미만에 그쳐 대다수 학생이 학기 말에 유급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의대 역시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인해 집단 유급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의대 재적 인원 878명(의예과 394명·의학과 484명) 가운데 재학생은 697명(262명·의학과 406명)이며, 수업 참여율이 10% 미만에 그쳐 학년 말에 600여명이 유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제적 대상은 전남대, 조선대 모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는 내년도 트리플링과 관련해 기존에 우려했던 만큼의 규모는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각에서는 트리플링 발생 시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의대 교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운창 전남도의사회 회장은 “현재로서는 의대 교육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큰 틀로 보면 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현 정부에서는 대화가 어려운 상황인데, 새 정부에서는 의정갈등을 해결해야 할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병원 역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진료 차질은 물론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정원 345명 중 10여명만 근무하고 있으며, 조선대병원은 173명 중 6명에 그쳤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임의도 전남대병원에서는 정원 98명 중 9명(지난 1분기 기준)에 불과했다. 각 병원은 진료전담교수 등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으나 모집 지원자가 드물어 인력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이달 중 추가 모집을 검토하기로 해 전공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빈 자리로 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이 업무 과부하에 힘겨워하고 있다”며 “다행히 지난해 사직한 일부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의대생들의 유급 조치가 내려지면 트리플링이 발생하는 시점은 내년으로, 그 사이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거쳐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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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학교 전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