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확정돼 2022년 3월 광주·전남혁신도시에 개교한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의 시련이 윤석열 정부 들어 계속되고 있다.

정부 지원 예산이 개교 때 보다 줄어 들고, 대학 경영과 연구를 책임질 총장 공백 사태가 7개월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3일 지역 정치권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에너지특화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개교한 한전공대의 정부 지원 예산은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25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개교 때 ‘지자체 수준에 맞춰 지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전남도(100억원)와 나주시(100억원) 지원금을 합친 200억원에, 지자체가 전액 부담한 부지 비용이 추가돼 정부 지원 예산은 250억원으로 결정됐다.

개교 후 2년간 정부 지원 예산은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첫 예산을 편성한 2024년도 정부안에 전년 보다 33.2%가 삭감된 167억원이 책정됐다.

정부 지원 예산 삭감과 관련해 당시 당시 광주·전남 의원들은 ‘한전공대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다행스럽게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역 의원들의 증액 요청으로 한전공대 정부 지원 예산이 증액돼 한시름 놓게 됐다.

하지만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에 한전공대 정부 지원금이 200억원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교 당시 지원금 250억원 보다 5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한전공대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장학금, 외국대학 교류 프로그램 등 전액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대학원생 120여명과 학부생 250여명(3학년)이 재학중인 가운데 내년에는 학부생 100여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2022년 개교 이후 매년 학생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 학사프로그램 운영에 차질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전남도는 지역 의원들과 협력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개교 때 지원금 수준으로 증액을 요청할 예정이다.

초대 총장이 지난해 12월 사임한 이후 총장 공백 기간이 7개월째 지속되면서 대학 경영과 연구를 책임질 총장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공대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 및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 등 다수 비리 적발됐다는 이유로 초대 총장 해임 건의를 이사회에 요구했다.

그러자 지역에서는 개교 후 한전공대가 에너지 연구와 기술 개발, 세계적인 대학과의 교류·협력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와 노력이 저평가 될 수 있다며 총장 해임 재고를 요청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총장 선임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전남도 등은 답답함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 지원 예산은 줄어들고, 총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전공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변화가 생겨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이전만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공대를 세계 톱10 공대로 육성하려면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