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간 오직 호랑이 그림에만 천착해 호랑이 화가로 불리는 송은 오동섭 화백이 8일부터 27일까지 광주대학교 호심미술관에서 제10회 개인전 ‘무등산 호랑이의 숨결’을 개최한다. 최신작을 포함해 총 35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오 화백이 그동안 ‘한일월드컵 성공기원도(2002)’나 ‘한국호랑이 6천년의 흔적(2022)’ 등 수많은 전시회를 통해 한국호랑이가 우리 한민족 역사 속에 어떻게 존재해왔는지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는 온 산하를 호령했을 무등산 호랑이가 무등산을 누비며 광주를 지켜왔을 것이라는 ‘무등산 호랑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화폭에 담아냈다.
한평생 호랑이 그림에만 매달려온 작가에게 불현듯 무등산과 한국호랑이가 겹쳐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오 화백은 때론 포효하고 때론 묵묵히 광주를 굽어보며 광주사람들을 지켜왔을 무등산 호랑이의 모습을 무등산의 기개와 함께 그려내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호랑이 그림 ‘무등산 호랑이 야행의 삶’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야생동물 모니터링 카메라 시각으로 그린 연속 스틸 화면 56점으로 구성돼 야생에서의 빠르고 민첩한 동작을 보여준다. 발광하는 두 눈에서 시작한 스틸 작품은 먹잇감을 잡아먹듯 포효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서석대 쌍호’와 ‘무등산 호랑이 환생’ 등은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호랑이의 모습을 표현했다. ‘꿩사냥’과 ‘무등산 호랑이 멧돼지 사냥’은 야생동물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표현했으며, 무등산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생태환경을 그린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오 화백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우리 지역의 호랑이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구전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특히 무등산과 더불어 영광 불갑사 호랑이 전설이나 섬 지역인 진도 호랑이 이야기 등은 작가적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전라도 지역의 호랑이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가 지역과 연계된 호랑이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화백은 이번 개인전과는 별개로 ‘한국호랑이 우리 민족과 함께한 긴 여정’이라는 대작을 작업중이다. 현재 80%가량 진행됐으며 차기 전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호랑이 그림 관련 심포지엄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한번 추진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는데 평생 그려온 호랑이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희망했다.
최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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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섭 작 ‘산죽 숲 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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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섭 작 ‘옛날 무등산호랑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