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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효자 없는 간병’ 개인에게 맡길 것인가

2022. 11.14. 15:57:29













































<화요세평>‘효자 없는 간병’ 개인에게 맡길 것인가
정성국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정성국치과의원장

간병살인, 간병파산, 그리고 동반자살이 종종 뉴스를 장식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우리나라에서 돌봄과 간병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가 되었다.

최근 대법원에서 존속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강도영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간병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2살의 나이로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 아버지의 죽음을 방치한 혐의였지만, 간병으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어 생활비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시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요구했지만 처벌을 피할 수는 없었다.

가족 질병 돌보는 청소년들

지난 2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해외 영 케어러(young carer)지원 제도와 시사점: 가족돌봄청소년 지원 및 고립 예방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영 케어러의 존재와 지원을 위한 법적근거 및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무반응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를 방관시 미래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수고가 매우 클 것으로 전하고 있다. 영 케어러란 질병, 장애, 정신건강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구성원을 직접 돌보는 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실태 파악이 안 돼 외국 사례에 비춰 11∼18세 청소년의 5∼8% 단순 대입시 대략 18만 4,000명∼29만 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광주광역시도 대략 6,066명∼9,706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대가족에서 핵가족 시대를 지나 1인 가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대가족시대에는 조부모나 부모, 형제가 함께 힘들지만 서로 도와가며 간병하는 게 미덕으로 여겼지만 핵가족시대에 간병의 문제는 가족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한부모가정은 아동, 청소년에게 전가되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오롯이 간병을 개인에게 맡겨진 현실에서 앞으로 1인 가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간병은 대체적으로 노인 부부 간에, 자식과 부모 간에, 또는 간병인 등을 통해 이뤄진다. 노인이 노인을 간병해야 하는 경우 병상에 누워있는 분 뿐만아니라 간호하는 노인마저 격한 간병노동에 시달려 병을 얻을 수밖에 없다. 장년세대의 간병 또한 취업을 준비하는 성인 자녀를 부양하면서 노부모를 간병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에 빠지게 된다. 청소년, 청년의 간병 고통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좀 있는 세대나 맞벌이 부부 등에서는 간병인을 고용하기도 하지만 간병서비스에 대한 불신과 장기간 이뤄지는 간병비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간병의 문제는 전 세대에 걸쳐 존재하고 누구나 겪을 일이며, 육체적, 경제적 고통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간병비 해결 법 개정 긴요

코로나 감염병이 지속돼 병원은 병실에 1인만 들어올 수 있게 출입을 차단하면서 가족보다 간병인에 의지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2018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간병인 고용 시 월 평균 부담액은 약 280만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 간병인 부족으로 1인 간병은 1달에 대략 400여만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병원비에 간병비까지 더해지니 간병파산이라는 말이 현실화 돼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엔 암환자 1명이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젠 간병비가 그것을 대체하는 듯하다. 간병시민연대가 간병 경험이 있는 113명을 대상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를 묻는 조사에서도 44.2%가 간병비용을 첫 번째로 꼽았다.

최근 이러한 비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간병비를 요양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윤석열 정부도 후보 시절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니 보다 진전된 결과가 속히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간병비 문제 해결의 과정이 오히려 미래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제도적으로 양질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질 높은 간병인을 육성하고 배출한다면 간병인에 대한 불신도 해소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 세대에 걸쳐 돌봄과 간병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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