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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MZ세대‘무지출 챌린지’ 성공하려면

2023. 01.30. 16:57:40

<화요세평>MZ세대‘무지출 챌린지’ 성공하려면
한정훈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장


최근 치솟는 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지출 제로(0)’를 실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매일 또는 매주 간격으로 무지출에 성공했는지를 가계부 인증샷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게시물들도 올라오곤 한다. 챌린지 방법으로는 장을 보지 않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 음식을 해 먹는 냉장고 파먹기, 만원 가까이 올라버린 점심값 지출을 줄이기 위한 도시락 싸기, 출퇴근 시 도보나 자전거 이용하기 등을 통해 무지출을 달성하고자 한다.

물가 대처 알뜰한 소비 트렌드

그런데 무지출 챌린지는 물가 상승으로 최근에 MZ세대가 명명하였으나 그 시초인지는 의문이 들게 된다. 수십 년을 절약하며 집 밖에 나가면 돈 나간다고, 퇴근하면 시계추처럼 귀가하시고 취미나 여가도 사치라고 여기면서 ‘무지출 챌린지’라는 거창한 명명을 하지도 않으시는 우리 주변의 아버지·어머니들은 어떠하신가. 그렇게 아끼고 희생해서 자녀들을 다 키우고 나서도 그 습관은 몸에 남아, 집에선 매의 눈으로 빈방을 찾아다니며 켜진 불을 끄고, 쓰지 않는 전기 컨센트를 뽑고 다니시는 그분들이 진정한 무지출의 원조가 아니셨을까. 여기에 최근에는 MZ세대를 통해 할인 쿠폰과 적립금 모으기, 앱테크 등 작지만 새로운 방법이 가미되어 알뜰한 소비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처럼 고물가로 내 월급만 안 오르는 듯한 현상이 심해지기 전부터도, 돈을 쓸 수 있는 곳은 수만 가지 용처가 있지만, 수입은 대체로 월급 하나뿐인 것이 현실이다. 재테크도 수입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여유자금을 2배로 불리려면 5% 이자율로 저축해도 15년 가까이 걸리게 되고, 지난해의 주식 가격 하락 등을 보면 다른 투자처도 쉽지만은 않다. 최근 연말정산용 연금 상품을 변경하러 갔다가 은행 창구에서 55세부터 개시 가능한 연금 수급 나이까지 막상 오래 남지 않은 것을 새삼 확인하여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그나마 월급이라는 수입원이 있어도 여유롭기 어려운데 그마저도 시한이 정해져 있으니, 수입을 늘리기 어렵다면 고물가를 대처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출을 줄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눈앞에 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돈이 생기는 대로 쓰고 싶어지므로, 중장기 목표를 세우면 동기부여가 되어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절약을 위해서는 불요·불급한 지출을 참는 것이 중요한 데, 사고 싶은 것을 발견하더라도 금단현상을 이기는 것처럼 처음 며칠을 참으면 구매욕도 조금씩 사그라들게 되고, 계속 참다 보면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쇼핑하는 것 중 상당수가 결국은 없어도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인적인 무지출 팁으로는, 시간이 남으면 지출할 기회도 많아지므로 직장생활 초기 10년 넘게 자취하면서 주말이면 입장료가 없는 공공 도서관 등에서 종일 공부하며 보내곤 했는데, 업무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기회도 되었기에 특히 1인 가구 학생/직장인 분들께 추천드리는 방법이다.

장기 수입·지출 계획 마련을

국가경제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소비가 경제를 이루는 큰 축이므로 무조건 안 쓰고 아끼는 것만이 능사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유한한 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하고 소비하여 최고의 효율을 얻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이기도 하다. 온 가족이 아끼고 모아서 내집마련에 성공하거나, 어려운 형편에도 유학 등 개인 목표를 이뤄내는 모습들은 그래서 괄목할 만한 성취가 될 것이다. 올해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렵고, 고물가·고금리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지출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5만원으로 일주일 살기’ 등의 절약 챌린지도 많이 회자되지만, 단기적인 SNS 자랑에 그치지 않으려면 평상시 득템과 소비 그 자체의 만족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수입·지출 계획을 마련하고 현명하게 실행할 필요가 있다. 개인 각자가 크고 작은 챌린지를 하나씩 성공해 나가고, 그 열매가 모여서 사회 전체의 커다란 성취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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