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전남지역에서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가 24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교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공개한 교육활동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총 241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광주와 전남은 각각 151건, 91건이었다.

학교급별로 광주는 중학교 교보위 개최 건수가 9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등학교 31건, 초등학교 26건, 특수학교 3건 등이었다.

전남은 중학교 53건, 고등학교 22건, 초등학교 15건, 유치원 1건 등이었다.

교권 침해 유형별로는 광주의 경우 모욕·명예훼손이 54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활동 방해와 상해·폭행은 각각 46건, 16건에 달했다.

전남은 교육활동 방해 32건, 모욕·명예훼손 15건, 영상 무단 합성·배포 11건, 상해·폭행 10건 등 순이었다.

교육활동 침해의 피신고자 중 학생은 93.4%(광주 95.3%·전남 90.1%), 보호자는 6.6%(광주 4.7%·전남 9.9%)를 차지했다.

광주지역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결과 학생에 대한 조치는 △출석정지 53건 △사회봉사 31건 △학교에서의 봉사 29건 △전학 10건 △학급교체 5건 △퇴학 0건 등으로 중징계보다 경미한 조치가 많았다.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조치는 특별교육, 고소·고발 등이 이뤄졌다.

전남의 경우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해 △출석정지 28건 △전학 16건 △사회봉사 13건 등 조치가 내려졌으며,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9건의 조치 중 4건이 ‘교육활동 침해 아님’으로 결론지어졌다.

전국적으로는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총 4,199건으로 나타나 서이초 사건 이후로도 여전히 수많은 교원이 교육활동 침해 피해를 겪고 있는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1,0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583건, 경남 282건, 인천 27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5,050건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유치원은 5배, 초등학교는 1.2배 증가하며, 저학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침해 신고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역 교육계에서는 법·제도적 정비만으로는 현장 교사들의 실질적 보호와 교육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경쟁 중심 교육구조와 사회적 인식 개선 등 교육환경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교사노조 관계자는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변화는 커녕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며 “일부 학부모들의 악의적인 교권 침해 행위는 여전하며, 교사들이 교권침해 관련 소송에서 무혐의를 받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학습량과 경쟁 중심의 교육환경을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감수성과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학습부담을 줄이고, 예체능 등 다양한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스승의날에 형식적인 존경과 감사의 표현이 아닌 교사의 권익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사회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광주교육청이 추진 중인 교사 지원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도가 낮은 만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취합한 의견을 현장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개정된 교권보호 5법(교원지위법·초중등교육법·교육기본법·유아교육법·아동학대처벌법)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됐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