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월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상·하수도, 도시가스, 공영주차장, 시내버스 등 각종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검토되면서 시민들의 민생고가 가중될 전망이다.

7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생산원가 대비 판매 단가가 턱없이 낮은 수도 요금 현실화를 위한 본격 절차에 돌입했다.

상수도 사업본부는 오는 12월 22일까지 상수도 사업 경영분석, 요금 현실화 필요성 검토, 타 지자체와 요금 비교 분석, 장기적 총괄 원가 체계 개선 등이 담긴 상수도 요금 현실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내년 요금 인상 폭과 구체적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한다.

광주에서는 2015~2017년 점진적으로 수도 요금이 오른 뒤 동결 중이다.

현재 수돗물 생산원가 대비 판매 단가가 77%에 그쳐 앞으로 5년간 1,434억원 투자 부족액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특히 가정용의 경우 t당 530원으로 다른 광역시보다 낮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상수도 사업본부의 설명이다.

도시가스 요금도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지난 4월부터 도시가스 공급 비용 산정 검증 용역에 착수해 올해 말까지 도시가스 요금 전반을 검토한다.

현재 광주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2017년 인상 이후 5년째 유지되고 있는데 광주시의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MJ(메가줄)당 1.959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비 매칭률이 낮아 시설 보수·구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수도 요금도 인상 대상이다.

2021년 1t당 586.73원(전년 대비 8.64%) 인상된 후 지난해 동결된 하수도 요금은 현재 하수도료 운영 방안에 대한 용역을 준비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하수도료 연간 징수액은 900억원 가량인데 절반 이상이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로 쓰이고 있다. 국비 매칭액이 30%밖에 안되기 때문에 우오수분류시설, 노후 하수도관 교체 등 부대 비용까지 징수액으로 충당해야 해 적자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인상 시기, 인상폭을 결정하겠지만 추이를 볼 때 내년 하반기부터 8~10%씩 3년간 요금을 올려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 시설 관리비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안도 조만간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지난 2020년 공영주차장 424곳(시 21곳·자치구 403곳)에 대해 1급지 기준 시간당 요금을 1,400원에서 2,000원으로, 시간당 추가 요금 소폭 인상을 추진했다. 이후 지난 5월 1일 인상안 시행을 예고했지만 고물가, 지역경제 침체, 코로나19 장기화, 시의회 반발 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2004년 이후 18년간 공영주차장 요금을 동결해 온 만큼 현실화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인상이 유력하다.

택시 기본요금의 경우 지난 7월 1일부터 이미 4,3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여기에 이용객 감소와 고질적인 적자구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금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현재 101개 노선에서 999대가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는 운송 수입이 원가에 못 미치면 광주시가 적자를 보전하는 준공영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6년 12월 21일 준공영제 시행 이후 집계가 시작된 2007년 196억원이던 연간 재정지원액은 2020년 1,193억원, 2021년 1,223억원, 지난해 1,393억원까지 급증했다. 재정지원 비율도 2007년 14.4%에서 지난해 58.1%로 치솟았다.

단일노선의 한계와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무임 수송 확대, 낮은 운임 체계 등이 겹친 도시철도 1호선도 한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공요금 동결은 근본적인 물가안정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 눌려있던 인상 요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시민들이 더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며 “지역 경제 흐름, 시민 의견 수렴 등 모든 사항을 면밀히 고려해 공공물가 인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