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다들 올해 마지막 행운을 잡기 위해 오신 것 같아요.”

올해 마지막 로또 추첨(1152회)을 닷새 앞둔 23일 오전 11시께 광주 광산구 알리바이 복권판매점.

일주일 중 가장 로또를 적게 구매한다는 월요일 오전에도 복권판매점 문은 쉴 틈 없이 열렸다 닫히길 반복했다.

광주에서 로또 명당으로 소문난 이곳은 2009년(337회)부터 올해까지 로또 2등 57회, 1등은 무려 12회나 배출한 복권판매점이다.

왕복 6차선 도로 옆에 위치한 복권판매점 앞 1개 차선은 로또를 구매하기 위해 정차한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고, 시민들은 현금을 손에 쥔 채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복권판매점 내부 벽면에는 로또 명당이라는 명성에 맞게 337회부터 1150회까지 1등 당첨 인증 팻말 12개가 줄지어 붙어있었다.

벽면에 마련된 책상에서는 시민들이 신중하게 45개 번호 중 6개를 표시하고 있었다.

한 시민은 1등 당첨 인증 팻말을 만지며 행운을 빌었고, 직원에게 “좋은 숫자로 자동 10개(5만원)”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0여분간 판매된 로또는 총 40만원으로, 시민 20여명이 복권판매점에 다녀갔다.

택배기사 소모씨(45)는 “평소에는 로또를 잘 사지 않지만, 올해 마지막 로또 추첨인 만큼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구매했다”며 “요즘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는데,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모든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같은 날 오후 서구 농성동의 오천억복권방도 로또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농성역 인근 로또 맛집으로 알려진 오천억복권방은 백발의 어르신부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외제차를 타고 온 청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방문했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로또를 구매하러온 직장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 역시 가게 앞 갓길에는 비상등을 켠 채 멈춰 선 차량으로 빼곡했다.

시민들은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의 낙이다’, ‘로또 1등 되면 회사부터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겠다’, ‘집을 사고 싶다’ 등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상상에 젖어들었다.

복권방 앞 갓길에 택시를 세운 김모씨(56)는 “손님을 기다리다 광주지역 로또 명당으로 유명한 곳이라 일부러 찾아왔다”며 “혹시나 1등에 당첨되면 은행 빚을 갚고, 택시 운전을 잠시 쉬면서 가족들과 함께 돈 걱정 없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희망했다.

휴가 복귀를 앞둔 군인 권모씨(22)는 “휴가를 나올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로또를 한 장씩 구매해 로또 1등을 상상하며 힘든 군 복무를 버텼다”며 “아직은 4등이 최대 성적이지만, 1등에 당첨된다면 전역 후 사업을 시작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광주지역에서 복권 1등을 배출한 복권판매점은 총 20곳(동구 1곳, 서구 5곳, 남구 1곳, 북구 4곳, 광산구 9곳)이다. 이중 서구 농성동에 위치한 오천억복권방이 올해 5번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