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神仙)은 상상의 사람이다. 현실의 인간세계를 떠나서 자연 속에서 산다. 세속을 벗어났으니 집착이나 고통이 없다. 당연히 질병도 없으며 죽지 않는다. 도교사상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요즘 신선의 재림이 장안의 화제다. 어느 정치인이 신선이라 칭하면서 갖은 기행을 펼치고 있다 한다.

기행 중에 하나가 일명 '불로유'다.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에 자신의 이름이나 사진만을 붙였다. 그런데도 추종자들은 이 우유에 열광한다. 이들의 주장으로는 신선의 기운이 뭉친 우유라는 것이다. 질병도 없어지고 몸이 좋아지며 장수한다고 믿는 것이다. 우유가 불로초라고 한다. 문제는 우유의 상태다. 대부분이 다량 구입에 상온 보관이다. 유통기한이 넘기게 되고 일부는 상태가 불량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추종자들이 이 불로유에 집착한다.

'삭다' 또는 '썩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상한다는 의미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의 유기화합물을 효모나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들이 분해하는 과정이다. 삭히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생명력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현대에는 발효와 부패라는 단어로 좀 더 친숙하다. 인체에 유익했다면 발효, 인체에 해가되면 부패라 할 것이다.

식품 중에서 부패했는데 몸에 유익한 것이 있다. 바로 홍어이다. 삭힌 홍어는 알고 보면 부패에 가깝다. 음식이 명품이 되려면 호감과 비호감이 극명해야 한다. 홍어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이는 열광하고 어떤 이는 혐오한다. 코가 뻥 뚫리는 톡 쏘는 특유의 향과 식감, 다들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홍어는 쉬 썩지 않고 삭혀지는 것이다. 무척추어류의 특징 중에 하나이다. 요산을 몸 내부에 발산하면서 삭혀지는 것이다. 냄새는 요산의 부산물이다. 냄새가 고약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유가공품은 동물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다. 곰팡이가 삭히는 과정을 거쳐 생긴 부산물인 것이다. 효모균들이 먹고 남긴 것을 인간이 다시 먹는 것이다. 아마도 불로유가 상온에서 기한이 지나도 좋다는 논리는 발효를 염두에 둔 듯하다. 마치 치즈 등의 유가공식품을 생각한 발상이다. 그런데 이때에도 위생과 신선도는 중요한 변수다. 이들이 불량하면 부패한 식품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인체에도 치명적인 독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선의 발상이지 현대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식품의 안전 기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무모한 범법행위다.

불로초에 대한 환상은 고대의 동양권의 단골 이슈였다. 천하통일의 진시황도 아방궁에 미녀들을 두고 불로초를 구하고자 했다. 이 정치인은 하늘궁 이라는 이름의 네이밍이나 불로초의 불로유 등의 사고방식이 진시황을 닮았다. 그러나 이들의 행위는 사회에 혼란과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한 사기이다.

난세에는 혹세무민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경제와 사회가 불안한 이유이다. 종교와 정치의 형태로 둔갑하여 교묘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자신이 신의 대리인이나 신선 등의 상상속의 인물로 포장한다. 불안 심리와 질병에 대한 공포감을 조장한다. 더불어 추종자들을 지속적으로 세뇌시켜 노예화하는 것이다. 정치와 사회의 건강함이 무너지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건강은 순환, 순환은 리듬! 필자의 구호이다. 그 동안의 임상 경험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순환은 혈액의 순환이고 리듬은 일상생활의 규칙성이다. 순환과 리듬은 건강의 요체이다. 수면 식사 노동 휴식 등의 일상의 리듬에서 규칙성이 무너질 때 질병이 발생한다. 건강하면 규칙적이다. 더불어 순환이 잘된다. 현재 나의 몸은 규칙적이고 순환이 잘되고 있는가? 사회나 정치, 경제에도 묻고 싶은 질문이다.

점점 날씨는 더워지고 스트레스는 높아진다. 이제 곧 매미가 울 것이다. 정겨운 매미 울음도 이제는 소음공해가 되었다. 매미는 우화羽化의 과정을 거친다. 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되는 것이다. 우화등선羽化登仙, 몸에 날개가 돋아 하늘로 올라 신선이 된다는 말이다. 매미조차 자신을 신선이라며, 여름날 그리 우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