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의 후폭풍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공포에 휩싸여 가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을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주식이 추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안의 국회 처리 과정이나 여야간 대치 상황에 대해 외국의 눈빛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것이 걸린다. 이러다간 자칫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문이 원/달러 환율이다. 환율은 어제 장 초반 1,450원을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환율은 지난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3일 직후 거래일에도 한때 20원 가까이 치솟으며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이 엊그제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을 내놓으면서 오전 9시10분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16.6원 치솟은 1,452.1원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이 1,450원 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 15년9개월 만으로 참으로 걱정스럽다.

환율이 널을 뛰면서 증시나 채권시장 불안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달 초 비상계엄 여파로 폭락세를 보인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주식 시장은 어제 또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우려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계엄선포 이튿날인 4일 이후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여전하다. 채권시장 역시 외국인들이 윤 대통령 탄핵 추이를 봐가며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터라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일각에선 환율이 금세 1,500원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대거 철회,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헐어서 환율을 방어하기에도 힘겨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나타내고 있다. 결국 고환율로 인해 금융사와 기업들의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지나 않을 지 불안감이 너무 크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각성은 물론 금융 당국의 선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