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품학교’로 불리는 광주지역 사립초등학교의 신입생 입학 경쟁이 매년 과열 양상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대학입시 경쟁은 심화되면서 조기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지역 사립초의 신입생 입학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 3개 사립초는 매년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 경쟁률을 살펴보면 지역 3개 사립초 가운데 살레시오초의 경쟁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레시오초는 2025학년도 6.3대 1을 기록했고, 송원초와 삼육초는 각각 5.7대 1, 4.1대 1의 신입생 입학 경쟁률을 보였다.

연도별로 삼육초의 경우 2021학년도 3.5대 1, 2022학년도 4.2대 1, 2023학년도 4.6대 1, 2024학년도 4.6대 1을 기록했고, 송원초는 2021학년도 4.89대 1, 2022학년도 6.07대 1, 2023학년도 6.73대 1, 2024학년도 6.1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살레시오초는 2021학년도 5.7대 1, 2022학년도 5.8대 1, 2023학년도 6.7대 1, 2024학년도 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립초인 광주교대 부설초는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95명 정원에 1,148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12.1대 1에 달했다.

특히 사립초의 운영 예산은 상당 부분 학부모 부담금으로 충당됐다.

학교별 입학금은 송원초 70만원, 삼육초·살레시오초 100만원으로, 수업료 등을 포함하면 한 해 등록금이 적게는 682만원에서 많게는 735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또한 통학차량비, 체험학습비, 교재비, 캠프 참가비 등 각종 수익자 부담금을 포함하면 연간 비용이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이처럼 사립초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영어몰입교육과 선행학습 등 대학입시 과열 현상이 조기에 나타나면서 학부모들의 교육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21학년도부터 상당수 사립초교의 신입생 추첨 방식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중복 지원이 가능해진 점도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학부모는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학부모들 누구나 사립초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신입생 경쟁률이 높은 것은 사립초에서 삼육중, 특목고,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자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투영된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모임은 경제적 여건에 따른 분리교육과 입시 과열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교육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은 사립초가 학교운영기본경비(보통교부금)를 보조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 선발과 등록금 수납 등 자율성을 보장하며 특권에 가까운 운영 방식을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은 “사립초에 대한 교육환경개선비, 무상급식비 등 각종 지원금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만큼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특권 교육에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신입생의 높은 경쟁률은 입시경쟁, 원거리 통학은 물론 전형료 부담 등으로 이어져 학교 선택(신입생 원서 접수) 횟수 등 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교육청은 사립초교 입학 경쟁 해소를 위해 최대 3지망까지 지원할 수 있는 신입생 전형 지침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통합 전산 추첨 프로그램을 구축한 바 있다”며 “광주교육청은 사립초의 신입생 입학 경쟁 해소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