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처음 피치컴을 착용한채 선발 출전했다.
투수와 포수 간 사인 교환 기기로 사인 훔치기 방지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새롭게 도입된 피치컴은 피치클록에 이어 KBO리그에 상륙했다. 투수나 포수만이 착용할 수 있는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다.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일 전파 인증을 완료하고 15일 각 구단에 2세트를 배포했다. 구단은 16일부터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17일 경기에는 KIA를 포함해 3개 팀이 사용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 kt 외인 선발 벤자민이 수신기를 차고 포수가 입력한 사인대로 투구를 했다.
당초 KIA는 피치컴 사용에 신중을 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피치컴이 지급된 첫날(16일) “송신기에 버튼이 10개 이상 달려 있다. 버튼에 구종이나 코스가 적혀있는 게 아니다. 감각적으로 위치도 확인해야 하고 듣는 것도 해야 한다. 포수가 버튼을 눌러도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이나 코스가 있을 수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니 금방 익히겠지만 완벽하게 숙지 되기 전까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7일 삼성전에서 양현종은 피치컴을 착용한채 마운드에 올랐다. 모자속 수신기로 해당 사인을 음성으로 들으며 경기에 임한 양현종의 투구템포는 평소보다 빨랐다. 삼성 타자들은 빨라진 템포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투수 양현종의 피치컴 착용이 그의 승리를 지원하진 못했다. 3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삼성 타선을 잘 틀어막으며 순항했던 양현종은 4회 들어 흔들렸다. 삼성 김영웅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박병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헌납하면서 3-3 동점을 허용했다. 타선은 4회 대거 6득점을 뽑아내며 득점 지원에 나섰으나 5회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3루타를 맞는 등 불안감을 보였다.
이후 이재현, 강민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9-5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이성규에게 볼넷 출루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수는 87개로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잡으면 되는 상황이었으나 불안한 투구가 계속되자 KIA 벤치도 불펜진을 가동했다. 정재훈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향했고 교체를 알리자 양현종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양현종은 9-5로 앞선 5회초 2사 1,2루에서 승패없이 물러났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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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국내 투수 가운데 첫 피치컴을 착용한채 등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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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 장비인 피치컴을 사용하고 있는 kt 포수 장성우. /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