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석현동과 무안군 일로읍을 잇는 지방도가 임성~일로 간 820호선이다. 예산 632억원이 투입됐으며 설계 속도 70㎞ 4차선 도로로 지난 2014년에 개통됐다. 덕분에 남악과 목포를 오가는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길이며 출퇴근 시간에는 여전히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얼마전부터 이곳 도로를 이용하는 지역민들에게 특이한 습관이 생겼다. 각종 위반차량을 적발하려고 숨어있는 ‘암행 순찰차’가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 말이다. 도로 이용자들의 경찰들의 암행순찰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A(삼향읍 거주)씨는 “지인 중 지난 7~8월 이곳 삼향교차로를 지나다가 암행순찰에 적발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집중단속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교차로를 통행할 때면 암행순찰차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마치 도둑을 잡듯이 숨어 있다가 차를 세우는 경찰의 행태에 분노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암행순찰차는 지난 2007년 경찰이 일반 차량처럼 위장해 과속, 신호 위반, 난폭 운전 등을 단속하기 위해 도입됐다.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발견하면 블랙박스 등을 이용해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 경광등을 켠다. 이후 해당 차량에 정차 지시를 하고 통고처분 및 벌점을 부과한다. 징수된 과태료는 응급의료기금에 투입되는 20%를 제외하면 모두 국고로 편입된다.

전남경찰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암행순찰차량 3대를 운영 중이며 22개 시·군 국도와 도심 등에서 과속 차량을 단속해 30만건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운전자들은 사전에 충분한 홍보도 없이 실적 위주의 단속을 편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시내와 국도 등에 과속카메라가 충분히 설치돼 있는데도 단속만을 위한 암행 차량 운영 행태는 세금을 거두기 위한 과도한 행위 아니냐는 불만이 높다.

이곳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같은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청은 암행 차량 후면에 ‘교통 단속’ 문구를 붙이도록 했다. 전남경찰도 지난 6월부터 교통 단속이 새겨진 암행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물론 암행순찰이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덕분에 교통법규 위반과 교통사고율이 줄어든 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운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단속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안전 운전을 하고 교통법규 준수 의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경찰에 당부하고 싶다. 교통법규 준수를 위한 암행순찰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마치 과태료 부과를 위해 단속에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은 주지 말았으면 한다. 즉 세금부과를 위한 업무가 아닌 교통사고 예방과 법규 준수, 안전한 운전을 위한 계도 차원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통사고 줄이는 길은 경찰의 단속도 좋지만 운전자의 자정노력이 우선이지 않겠는가. 과도한 단속은 암행순찰의 역효과만 거둘 수 있다는 점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