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시즌 초반부터 주장 나성범부터 황대인, 박찬호, 이의리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전력 누수를 겪었다. 하지만 대체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리그 정상급 뎁스를 바탕으로 부상자 공백을 메웠고 예상보다 강한 잇몸을 자랑하면서 유력한 대권 후보임을 증명했다. 시즌 후반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시즌 내내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지난해 KIA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부상 이탈자들이 많은 건 여전하지만 팀 뎁스의 두께가 다르다.
주축 선발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4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지만 3년 차 황동하가 등판을 거듭 할수록 선발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우려를 지웠다. 유격수 박찬호, 1루우 이우성의 부상이탈은 홍종표와 변우혁이 잘 메웠다. 시즌 초반 나성범의 공백은 서건창의 방망이로 씻어냈다.
그 기세는 후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두터운 선수층을 앞세워 부상, 부진 변수를 깨끗하게 지워가고 있는 모습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7승을 거둔 좌완 윤영철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임시 선발 김도현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24경기를 불펜으로 출전했던 그는 시즌 첫 선발 등판부터 직구 최고 구속 153㎞에 달하는 강속구를 선보였다. 김도현은 이날 5회까지 68개의 공으로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 2020년 10월13일 광주 KIA전 이후 4년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시즌 중 주전으로 낙점됐던 누군가는 부상과 부진에 발목을 잡히는 반면 기존 주전의 공백은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된다. 당초 내년부터 선발로 준비할 계획이었던 김도현은 윤영철의 부상으로 인해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게 됐다. KIA 역시 김도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시즌 중 부상과 부진을 완벽하게 피해가는 팀은 없다. 그래서 뎁스는 팀 성적과 야구의 핵심이 됐다. 주전의 공백을 대체 자원들이 어느 정도 메우면서, 혹은 더 나은 실력으로 기존 주전의 위협하고 자리를 빼앗는 과정에서 팀이 강해진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현재, 풍부한 가용자원만큼의 플러스 요인은 없다. 리그 정상급 뎁스를 자랑하는 KIA가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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