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역대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KBO 역사상 그 누구도 달성한 적 없는 4타석만의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3번타자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석 만에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로 쏘아올리며 역대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사이클링히트는 올 시즌 1호이자 KBO리그 역대 31번째다. 단타부터 2루타, 3루타, 홈런을 차례로 때리는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는 1996년 김응국(당시 롯데·5타석)에 이어 두번째다.
경기 후 김도영은 동료들이 준비한 음료수 세례로 축하를 받은 뒤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취재진과 만났다.
김도영은 “치자마자 바로 소름이 돋았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계속 소름이 돋을 정도의 타격이었다. 오늘 타격이 되게 만족스럽다”며 “사이클링히트는 야구 인생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도 최고의 날을 더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세 9개월 21일에 첫 사이클링히트를 터뜨린 김도영은 지난 2004년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이 기록을 세운 신종길(당시 한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이날 김도영은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3회에는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5회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린 뒤 3루에 도착해 3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6-1로 앞선 6회말 네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NC 류진욱의 5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기록을 의식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은 김도영이다. 그는“3번째 타석 이후 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기록을 세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도 “타석에서 더욱 침착하게 신경 써야 할 것만 했다. 홈런을 노리지는 않고 존만 생각하고 반응하자고 주문을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두 번째 타석인 3회 말 우중간 타구에 3루까지 달리지 못한 점이 5회 좌중간 3루타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라는 기록이 나왔다. 김도영은 “두번째 타석에서 3루까지 가야 됐는데 못 가서 점수가 나지 않았다. 다음 타석에는 3루까지 갈 생각으로 전력 질주했다. 실수 때문에 운명적인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와 함께 이날 선발 양현종도 9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두번째 완투승을 장식했다. 한 경기에서 완투승과 사이클링 히트가 동시에 나온 것은 역대 세 번째(1982년 6월 12일 구덕 삼미전, 삼성 투수 성낙수·타자 오대석-1987년 8월 27일 잠실 OB전 빙그레 투수 손문곤·타자 이강돈)로 무려 1만3,479일 만이다.
이어 “항상 선배님 경기 할 때는 집중하며 들어선다. 타격에서는 내가 (양현종 선배님이 나올 때)잘 치지 못했다. 그래서 잘하고 싶은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은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내심 30홈런-30도루 달성도 바라보고 있는 김도영은 개인기록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김도영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 21세 MVP 수상 기록은 김도영이 롤모델로 삼는 이종범 전 코치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김도영은 “내 수식어로 MVP 후보가 따라 와서 월간 MVP를 이야기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그만큼 MVP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30은 빨리 달성하면 편할 것 같지만 팀 성적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기복이 심하지 않게 되고 꾸준히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쓸데 없는 주루 플레이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팀이 이기는데 필요한 주루만 하려고 한다. 지금처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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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1사 1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