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추억에 남을 졸업앨범 만들어 줄게요.”

25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광주동초등학교 운동장. 학사모를 쓰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학생들과 찰나를 놓칠세라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학사모를 쓴 13명의 학생들은 졸업을 앞둔 6학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이들은 전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보도사진연구회 소속 대학생 4명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옷은 땀으로 금세 젖어버렸지만, 연구회 회원들은 학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누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회원들은 학생들 별로 취하고 싶은 포즈와 색다른 구도를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사모와 학사 가운을 입고 등장한 아이들은 긴장했는지 표정은 굳어있었지만, 회원들이 “웃으니깐 너무 멋있다”, “친구들과 함께라서 좋죠?” 등 다양한 질문으로 분위기를 풀어줘 자연스러운 미소를 사진에 담았다.

이날 보도사진연구회가 동초등학교를 방문한 이유는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이 협력해서 진행하는 ‘소규모 학교 졸업앨범 제작 지원’ 사업 때문이다.

동초등학교는 졸업생 수가 적다 보니, 수익성이 저조해 최근까지도 졸업사진을 찍어줄 업체 선정이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교사가 직접 학생 프로필과 활동사진 등을 찍어 편집한 후 인쇄만 인터넷 업체에 맡겨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이 소식을 접한 전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보도사진연구회원들은 재능기부로 학생들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졸업앨범 제작 지원 사업에 힘을 보탰다.

이날 사진 촬영은 도서실과 과학실, 놀이터 등 교내 곳곳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진행됐다. 사진 촬영을 마친 후 결과물을 확인하던 학생들은 서로의 사진을 보고 웃으며 즐거워했다.

졸업사진을 찍은 백제아양(13)은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지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실컷 웃게 된 하루였다”며 “평소 추억이 많이 있는 과학실과 놀이터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흔쾌히 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남대 보도사진연구회 박경준씨(25)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나오긴 했지만, 아이들이 평생 소장할 졸업사진을 찍는다는 것에도 큰 책임감을 느껴 학생 한명마다 성심성의를 다했다”며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는 것도 중요해 대화도 많이 나눴다. 미래에 아이들이 졸업앨범을 보고 좋은 추억이었다고 생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소규모 학교 졸업앨범 제작 지원 사업에는 광주중앙초와 평동초 등 4개 학교가 참여한다. 보도사진연구회 학생들은 초등학교 졸업생들의 △개인 프로필 사진 △친구와의 학교생활 △수업 활동 등 다양한 모습 촬영과 졸업앨범 제작에 재능을 기부할 계획이다.

연구회 학생들은 앞서 지난 18일 졸업생 수가 6명인 광산구 임곡동에 위치한 임곡초를 방문해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 촬영을 했다.

하반기에는 광산구 옥동 평동초와 광산구 남산동 본량초에 방문에 졸업앨범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